“가족 다 자살하고 싶었다”
“가정의 불행 끝내려 집 불지르려고도 생각”
1995년 피살 사건 2001년에야 범인잡아 지난 24일 첫 결심공판
“딸이 목숨을 잃은 뒤 남은 가족 모두와 함께 자살하려고 했습니다.”
지난 1995년 어바인에 있는 자신의 집에 침입한 두 명의 갱단원에 의해 사랑하는 딸을 잃은 아버지 서니 박씨가 눈물을 훔치며 이같은 증언을 하자 법정통역관은 물론 배심원들도 떨림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OC 레지스터는 24일 샌타애나 수피리어 코트에서 열린 한인 린다 박(당시 18세·사진)양 살해 사건의 범인인 로널드 트리 트랜(32)과 노엘 제시 플라타(32)에 대한 첫 결심공판장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
이날 공판에 첫 번째 증인으로 나선 서니 박씨는 “우리 가정의 불행을 끝내기 위해 집에 개솔린을 부은 뒤 불을 지르려했는데 이웃의 만류로 실행하지 못했다”며 “딸을 잃은 고통은 지금도 견디기 힘들지만 신앙의 힘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의 딸 린다양이 세상을 떠난 것은 지난 1995년 11월9일. 일을 마치고 오후 8시께 집에 들어온 박씨는 마룻바닥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딸을 발견했다. 팔과 다리는 묶여 있었고, 흉기에 베인 목은 전깃줄에 감겨 있었다.
카운티 검찰 에브라힘 베이티에 검사는 “두 사람은 귀중품과 현금이 들어 있는 안전금고 위치를 알기 위해 린다양에게 고문을 가한 뒤 700달러의 현금과 보석을 훔쳐 달아났다”고 말했다.
그는 “린다양은 범인 중의 한 명이 친구의 남자친구인 트랜이라는 사실을 눈치 챈 것이 목숨을 잃은 하나의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후 범인을 잡지 못해 미궁에 빠졌던 이 사건은 지난 1999년 한 밀고자가 경찰에 두 사람을 신고하면서 다시 활기를 띠었고, 2001년 3월1일 DNA 검사를 통해 두 사람을 체포했다. 이후 정식 재판이 열렸고 23일 배심원단은 두 사람에게 1급살인 판결을 내렸다. 두 사람은 이번 결심공판 결과에 따라 사형 또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게 된다. 플라타는 1996년 가든그로브에서 한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이미 종신형을 살고 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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