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깜짝 놀랬지? 나야 떵돌이. 너무 오랜만이지? 무소식이 희소식인거야. 오늘은 15주년을 맞이해서 작은 이벤트를 마련해봤어. 근데 나 완전 원로 가수다. 바로 여기는 너희가 그동안 정성스럽게 만들어준 내 집이야. 15년이나 함께 해줘서 너무 고맙고. 나도 더 열심히 해서 얼른 갈게. 음악 잘들어봐~.
얼마 만의 목소리인가. 미성의 다정다감한 서태지(본명 정현철ㆍ35) 음색을 들은 팬들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웃는다. 15년간 팬들이 보내준 학과 학알로 만든 이 방에선 MP3로 서태지의 인사말과 ‘컴백홈’ ‘교실이데아’의 새 리믹스 버전을 들을 수 있다.
3일 오전 11시 서울 코엑스 내 엠ㆍ존에 ‘서태지 15주년 기념관’이 오픈됐다.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선 팬들은 4년 만에 15주년 기념음반 ‘[&] 서태지 15th 애니버서리(ANNIVERSARY)’ 발매 소식을 접한 상태여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50평 남짓된 공간에는 스쿨밴드 하늘벽 시절부터 밴드 시나위, 서태지와 아이들,솔로를 거친 서태지의 음악인생이 총 망라돼 있다.
2004년 블라디보스토크 공연 당시의 빨간 체크 무늬 재킷, ‘하여가’로 ‘올해의 가수상’ 받았을 때 의상, ‘필승’ 연주기타, 형형색색의 안경 등 팬들의 머리 속에 강하게 아로새겨진 그의 전시품은 반갑기까지 하다.
귀를 번쩍 뜨이게 만드는 코너도 있다. MP3 헤드폰을 끼니 14살 ‘정현철’의 앳된 노래 소리가 흘러나온다.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 친구 안상준ㆍ안준범ㆍ김의용ㆍ정형표와 결성한 하늘벽 시절 음원을 최초로 팬들에게 공개한 것.
1985년 말 서울 소격동 60번지 정현철의 한옥집 문간방. 중학교 2학년이던 그가친구들과 들국화, 시나위, 자작곡을 테이프에 녹음하며 ‘어설프게’ 연습하던 때다.
이 시기를 거쳐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한 그는 17세에 시나위 베이스 주자로 영입되며 본격적인 프로 음악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2~96년 서태지와 아이들. 일부 팬들은 영상룸에서 1992년 데뷔한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LP, CD, 테이프와 DVD 영상을 보며 ‘꺅~ 꺅’소리를 지른다. 기념관에 ‘난 알아요’가 흐르자 모두 입을 벙긋거린다.
기념관을 둘러보던 26살 팬 김영주 씨는 서태지를 접하며 내 인생이 바뀌었다며 내가 산 첫 음반이 서태지였고 그 뒤로 음악을 좋아하게 돼 지금은 기타를 배우고 있다. 서태지와 함께 한 시절이 새록새록 기억나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9일간 무료 오픈될 이곳에선 이밖에도 서태지의 취미 생활인 R/C 애장품, 4집 녹음 때 스튜디오 트랙 차트, 2~5집까지 노래 녹음 마이크 등 그의 손때가 묻은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서태지는 참석하지 않아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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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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