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한국 언론 관심의 초점이 돼 온 김경준씨가 15일 결국 한국으로 송환됐다. 김씨 호송을 맡은 한국 검찰은 LA에 공항에 진치고 있던 취재진을 철저히 따돌린 채 아시아나 항공기를 활주로에 대기시켰다 마지막으로 김씨를 차량으로 이동시킨 후 비행기에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당국이 이처럼 보안을 유지한 것은 김씨의 한마디가 한국 대선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했기 때문임은 물론이다.
어쨌든 김씨의 이송과 함께 공은 한국 검찰의 손에 넘어 갔다. 검찰은 공정한 수사를 펴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나 과연 이것이 제대로 이뤄질 지는 두고 봐야할 일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BBK와 LK-e 뱅크, 옵셔널벤처스와 다스가 얽히고 설켜 보통 사람은 웬만큼 설명을 들어도 이해하기가 힘들다.
거기다 대선이 불과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와 있어 수사할 수 있는 시간이 짧은데다 일단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 후보 등록을 한 후에는 선거법 상 검찰이 그를 상대로 소환 조사를 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검찰이 김씨의 말만 듣고 진실을 밝혀내기도 어렵거니와 밝혀내 발표한다 해도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검찰이 어떤 발표를 하더라도 이것을 정치권과 국민들이 어느 정도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이 때문에 검찰은 1997년 김대중 후보의 정치자금 의혹 때와 마찬가지로 수사 발표를 대선 후로 미룰 지도 모를 일이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유감스런 일이다. 벌써부터 김씨와 이명박 후보 진영 간에 ‘딜’이 있었다는 설, 여권의 모 인사가 김씨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설 등 별의별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미국에 남아 있기를 원했던 김씨가 왜 갑자기 대선을 얼마 앞두고 한국행을 원했는지도 미스터리다.
이런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김씨가 구체적인 증거와 함께 이명박 후보와 자신 사이에 있었던 일을 소상히 밝히는 것이다.
어떻게 이명박 후보를 만나 BBK를 차리게 됐으며 어떻게 두 사람이 역할 분담을 했는지, 어떻게 옵셔널벤처스 주가를 조작하고 다스의 투자 자금을 끌어들이게 됐는지를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한다. 이번 김씨 송환이 이 후보와 관련된 의혹을 분명하게 밝혀내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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