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녀온 터키 성지 순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에게 해에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지인 섬을 방문했습니다. 물이 너무 깨끗하여 물고기가 없을 정도입니다. 수영을 하고 나와서 샤워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깨끗한 물이어서 샤워장이 없습니다. 일행 중 몇 명이 유럽 출신 여성들이 벌거벗은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막 도착한 커플들도 우리가 보는 앞에서 그냥 옷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와서는 백사장 위에 누워 버립니다. 그들은 너무 자연스럽게 행동하는데 우리 일행은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햇빛이 짧은 북유럽에 사는 사람들은 햇볕을 쪼이려고 이곳까지 내려옵니다. 벌거벗은 그들은 마이크로 오븐 속에 드러누운 ‘누드 치킨’처럼 오랜 시간 태양아래서 몸을 익힙니다. 그래야 피부병 등 잔병에서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영혼의 병은 진리 되신 하나님 앞에서 벌거벗어야 치료됩니다.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치료의 광선’을 쪼이면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고 악인을 발로 밟고’(말 4:2-3) 승리합니다. 의사 앞에 선 환자는 벗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감추고 삽니다. 그리고 내게 아무 문제도 없는 것처럼 꾸미고 삽니다. 체면의 옷, 자존심의 옷, 열등감의 옷 등은 아무리 끼어 입어도 우리를 살리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오히려 ‘치료하는 광선’을 차단하여 죽음의 길로 향하게 합니다. 성경은 우리를 살리기 위하여 벗겨주시는 이 하나님
의 은혜와 능력을 가르치십니다.
하나님의 살아계신 말씀이 우리를 벌거벗겨 줍니다. 그 말씀이 우리를 세밀하게 수술하고, 치료합니다. ‘말씀 앞에 벌거벗은 것처럼 드러나게 하시고’(히 4:12) 우리를 벗겨서 승리하게 합니다. 또 예수님의 보혈로 ‘손으로 하지 않은 할례를 받아 육적 몸을 벗겨줍니다’(골 2:11).
예수님의 십자가의 보혈을 믿는 사람은 마음에 할례를 받아 옛 것과 정욕과 죄의 몸이 벗겨져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고후 5:17)이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십자가로 우리를 누르던 ‘정사와 권세를 벗겨버리시고’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정사와 권세’는 악한 영들이요, 우리를 유혹하여 넘어뜨리는 이 세대의 풍속이요, 우리를 영적으로 죽게 하는 불순종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통해 이것들을 죽였습니다. 내 힘으
로 옷을 벗지 못하는 어린자녀들의 옷을 부모님이 벗기듯이 내 힘으로 벗을 수 없는 죄의 옷들을 예수님이 말씀으로, 보혈로 벗겨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벗어야 삽니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목사
삽화 : 오지연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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