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여년 필라 시의회 역사 상 최초의 아시안 계 시의원에 도전했던 한국계 데이빗 오(47 변호사)씨의 정치 꿈이 또 한번 좌절됐다.
데이빗 오 후보는 지난 21일 웨스트 필라에 있는 한울 식당에서 데이빗 오 한인 후원회(공동 회장 박상익 김덕수)가 마련한 모임에 참석해 “아쉽지만 이번 시의회 선거에서 패배한 것을 받아들이겠다”면서 “앞으로 필라 정치 무대에 한국계 등 소수 민족이 진출할 길을 마련했다는 것에 만족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필라 시 선거 관리 위원회는 이날 지난 6일 실시된 필라 시의회 시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마지막 한 자리 광역 구 시의원 당선자로 잭 켈리 후보를 발표했다. 선관위는 최종적으로 잭 켈리 후보 6만1,239표, 데이빗 오 후보 61,117표를 각각 득표해 켈리 후보가 122표 앞섰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데이빗 오 후보는 선거 직후 개표에서 초반 2,000여 표의 열세를 뒤집고 97% 개표 결과 61표차로 앞서 필라 주류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또 투표 기계 최종 점검 결과를 나타내는 99% 개표 후 7표를 앞섰으나 부재자 투표와 프로비저널 투표(대리 투표), 해외 주둔군인 투표 등의 개표가 남아 있어 선관위가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결국 오 후보는 부재자 투표 등에서 오랜 정치 경력의 켈리 후보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켈리 후보(67)는 필라 출신 영화배우로 타계한 그레이스 켈리 모타코 왕비의 인척이다. 그는 공화당원이면서 민주당 소속인 존 스트릿 필라 시장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왔으며, 내년 1월 7일 3번째 시의원 임기를 시작한다.
데이빗 오 후보는 30여명이 참석한 후원회 모임에서 “개표 과정에서 사망한 사람 50여명에게 착오로 발부된 투표통지서를 대리 투표한 것이 득표로 인정되고, 일부 양로원에서 30명의 투표용지가 한 사람에 의해 일방적으로 대리 투표된 것이 적발되는 등 일부 부적절한 투표 사례가 나타나 끝까지 재 검표를 하라고 충고하는 분도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패배를 승복 하겠다”면서 “앞으로 본연의 변호사 업무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선거에서 재출마 여부는 답변하지 않았다. 오 후보는 필라 한인 교회 초기 개척자인 고 오향록 목사의 아들로 지난 2002년에 이어 두 번째 필라 시의원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데이빗 오 후보는 비록 당선되지는 못했지만 숨 가쁜 접전으로 인해 이번 선거에서 마이클 너터 필라 시장 당선자에 이어 가장 높은 지명도를 보였다. 특히 그는 강력한 개혁 정책과 경제 위주의 공약을 펼쳐 관심을 끌어 필라의 차세대 정치인으로 각인돼 미완의 성공을 이뤘다.
<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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