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희구 ‘젖’ 전문
주스나 콜라처럼
마시는 것이 아니다
젖은 먹는 것이다
이 오래고도 유정한 食糧
언젠가 “아프리카의 참상” 이란 보도 사진전에서
정강이뼈가 유독이 앙상했던 쾡한 눈의 덩치 큰 한 사내아이가, 살갗이랄까 껍질이랄까 -- 아무튼 모든 살점이 육탈해버려서 -- 머리 위로 올라붙은 그야말로 피골상접한 엄마의 젖을 빨고 있었다.
아기는 엄마의 바닥을 빨고 있었고, 엄마는 자기 육신의 맨 마지막을 아기에게 내어 물리고 있었다.
참혹한 것 넘어서는
이 崇嚴함
원래 종교가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젖은 우리의 하나님이었다
젖은 대대손손 마른 적이 없는 펌프물이다. 지구상의 인종이라는 인종은 다 먹여 살렸고, 앞으로도 대대손손 먹여 살릴, 인류 최초이자 마지막까지 함께 할 일용할 양식. 펌프질에도 마중물이 필요하듯이, 아프리카의 어머니들에게도 마중물이 필요하다. 마중물이 없어서 젖을 내지 못한다는 아프리카 엄마들. 이 일을 어째야하는가. 종교가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우리의 하나님이었다는 젖이 안 나온다는데…… 젖이!
한혜영 <시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