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유동성공급 기준 대폭 완화
FRB, ECB.스위스銀과 통화스왑 체결
(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김재홍 특파원 =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들이 12일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지속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9.11 테러 이후 최대규모의 공조체제를 형성, 국제금융시장 되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번 국제공조체제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중앙은행, 캐나다중앙은행, 스위스중앙은행 등 북미와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참여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1일 연방기금금리를 4.50%에서 4.25%로 0.25%포인트 내리고 FRB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은행들에 대한 긴급유동성 지원방안으로 재할인율을 5.0%에서 4.75%로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주가 급락사태가 벌어지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FRB는 이를 위해 미국 내 은행에 대한 단기유동성 공급 기준을 대폭 완화해 유동성을 신속하게 지원하고 또 유럽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부족에 따른 신용경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CB와 스위스 중앙은행과 통화스왑을 체결, 유럽시장에서 달러화 공급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FRB는 오는 17일과 20일에 각각 200억달러에 달하는 유동성을 새로운 형태로 단기유동성을 공급하는 `기간물 경매(Term Auction Facility)’를 통해 미 시중은행들에 공급하고 이어 내년 1월14일과 28일에도 유동성이 필요한 은행들이 긴급 자금수혈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기간물 경매는 시장 참여 자격요건을 공개시장조작보다는 완화하고 재할인율 창구에서 제시할 수 있는 담보채권의 기준도 낮춤으로써 예금은행들이 유동성을 보다 손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또 무엇보다 예금은행들이 재할인 창구를 이용할 경우 신용불안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은행이라는 오명을 써야하는 문제를 경매방식을 통해 익명성을 보장함으로써 은행들로 하여금 적극적인 유동성 확보 방안을 마련할 수 있게 해준 것이 특징이다.
시장전문가들은 FRB의 재할인 창구를 통한 은행들의 자금조달이 투자자들에게 해당 은행의 자금사정에 대한 불안감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한 점이 있는데 경매를 통한 자금 공급은 은행들에 보다 쉽게 많은 자금을 빌릴 수 있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RB 관계자도 이번 경매에 참여하는 은행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경매는 개별 은행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번에 새로 도입한 기간물 경매를 얼마나 더 할지 여부와 만기를 얼마나 길게 정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번 경매의 결과와 효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FRB는 6개월간 상호 통화 스왑라인을 통해 ECB에 최대 200억달러, 스위스중앙은행에 40억달러의 준비금을 공급함으로써 미국의 신용경색에 따른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유럽 은행들에 달러의 유동성 확보를 지원키로 했다.
유럽은행들도 서브프라임모기지 관련 펀드 등에 투자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기록한데다 현재 유럽 금융시장에서 미 달러자금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리보금리 등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FRB는 금융시장에서 단기적인 신용경색 현상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단기채권 발행과 은행에 대한 직접 대출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jae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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