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들은 백인을 제외한 타 소수민족에 비해 미국 생활에 대한 불만이 훨씬 높으며 미래를 더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수계 언론단체인 ‘뉴아메리카미디어(NAM)’가 조사해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주 한인들의 절반에 가까운 45%가 아메리칸 드림이 요원하다고 보고 있으며 10명 중 8명은 성공의 기회가 타민족에 비해 적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것은 조사 대상이 된 아시아계 주민 중 베트남계 응답자 81%, 필리핀계 응답자의 71%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다고 대답한 것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또 히스패닉계 주민은 74%가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 역시 한인보다 높았는데 흑인 주민들만 44%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반면 인종 차별에 대한 피해 의식은 아시안계 주민들이 타민족에 비해 적은 편이었는데 히스패닉계 응답자의 85%, 흑인계 주민의 95%가 자신의 민족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아시안계는 57%에 그쳤다.
한편 이번 조사에 따르면 각 소수계 인종간의 편견과 차별 의식도 예상 외로 심한 것으로 나타나 이민자 사회 내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인을 포함한 타 인종과 데이트를 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시안계 주민은 72%가 ‘전혀 없다’고 응답했으며 히스패닉계 역시 72%가, 또 흑인 주민은 61%가 그런 적이 없다고 대답해 소수계 주민들은 타인종과의 문화적 교류가 매우 제한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타 인종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도 눈에 띄었는데 히스패닉계의 44%, 아시안계의 47%가 흑인 주민들은 범죄율이 높아 상대하기가 두렵다고 대답했다. 아시안계 상인들에 대한 질문에서는 히스패닉계의 46%, 흑인계의 52%가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틴계 주민들 때문에 취업에 위협을 느끼냐는 질문에는 흑인 응답자의 51%, 아시안계의 34%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흥미로운 것은 어느 인종과 사업하기가 더 편한가를 묻는 질문에 히스패닉계(61%), 흑인계(47%), 아시안계(53%) 모두 백인을 가장 많이 꼽아 소수 민족간의 불신 수준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 조사는 NAM이 지난 8-9월 미국내 대표적인 소수계인 흑인 350명, 아시안계 400명, 히스패닉계 350명 등 총 1,105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이날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를 일반에 공개했다.
샌디 클로스 NAM 디렉터는 “설문 조사 결과 각 이민자 사회에 불편한 진실이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소수 민족간 화해의 다리를 놓는데 언론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설문 조사 브리핑에는 샌디 클로스 NAM 디렉터, 서지오 벤딕슨 ‘벤딕슨 & Associates’ 대표, 리차드 로드리게스 인종 전문가, 데레제 데스타 이티오피언 신문 발행인, 본보 기자 등이 초청됐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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