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 ‘용의주도 미스신’
또 한번 진부한 표현이 나오는 순간이다. ‘한예슬의, 한예슬에 의한, 한예슬을 위한’ 영화. 어쩔 수 없다. 이 표현이 ‘딱’이다.
영화 <용의주도 미스신>(감독 박용집ㆍ제작 ㈜싸이더스FNH)은 배우 한예슬을 전면에 내세워 애교에 목마른 이들에게 보러 오라 손짓하는 작품이다.
신미수(한예슬)는 화려한 미모를 자랑하는 ‘잘 나가는’ 광고대행사의 AE다. ‘착한’ 몸매와 ‘닭살’ 애교는 그의 전매특허다. 천부적으로 남자 다루는 법을 알고 있는 신미수는 최고의 신랑감을 만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세 명의 남자에게 제각각 모습을 보이며 고르고 또 고른다. 용의주도하게 세 남자를 관리하는 신미수 앞에 눈엣가시 같은 남자 한동민(이종혁)이 등장하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전개된다.
<용의주도 미스신>라는 영화의 제목은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신미수의 손바닥 위에서 뛰어다니는 남성들의 모습이 가볍고 경쾌하게 그려진다. 한예슬은 자신만이 가진 독특한 캐릭터를 앞세워 영화를 무리 없이 이끈다.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섹시 청순 헌신 저돌적인 모습을 하나씩 끄집어 내 맛있게 요리한다. 한예슬이 이 역할의 적임자라 판단했다는 감독의 말이 백번 공감된다.
<용의주도 미스신>은 ‘신은 공평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우며 관객의 동의를 유도한다.
재벌3세는 외모가 부족하고 변태적 기질이 있다. 매력적인 외모와 끼를 갖춘 연하남은 능력이 부족하다. 뒷바라지하며 공들인 남자는 성공 후 여자를 버린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모든 면모를 골고루 갖춘 남성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다 아는 얘기다. 하지만 재미있다. 익숙함이 주는 친근한 웃음이요,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갖는 힘이다.
하지만 영화는 제목만큼 ‘용의주도’하지 못하다. 이미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을 통해 확인된 한예슬의 매력을 지나치게 우려 낸다. 감춤의 미학이 부족함이 아쉽다. 아울러 PPL의 향연이다.
적절히 배치해도 좋으련만 제작사와 연관된 특정 브랜드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 이쯤 되면 PPL이 아니라 장편 광고라 할 만하다.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내는 지금, 이것저것 재지않고 2시간 동안 편안하게 즐길 ‘킬링 타임용’ 영화를 찾는다면 추천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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