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의 인물
▶ “한인들 사랑방 마련에 보람”
새 회관 구입으로 한인회 재산 늘리고 구심점도 만들어
“일하는 사람 끌어내리지 말고 박수 보내는 풍토” 강조
내년 1월1일 이임하는 시애틀한인회 김기현(50) 회장은 “정말 열심히 뛰긴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린다.
지난 2006년부터 2년간 한인회를 이끌어온 그가 시애틀 한인사회에 가장 큰 이정표를 남겼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숙원사업이었던 다목적 한인회관 구입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현재 인허가 문제 등으로 마운트레이크 테라스 시와 이견을 보이면서 몇 개월째 입주가 늦춰지고 있지만 195만 달러에 구입한 새 회관은 그동안 적어도 50만 달러이상 가격이 뛰었다. 그만큼 한인회 자산을 늘린 셈이다.
고작 100명을 수용하기도 벅찼던 옛 조지타운 회관의 불편을 말끔히 씻고 한인들이 한데 어울려 우애와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널찍한 사랑방을 마련했다는 점은 더욱 빛난다. 이러한 절실함 때문에 그는 개인신용까지 담보로 제공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이광술 차기 회장이 일부 짐을 지고 업무를 시작하게 돼 미안하지만 새 회관은 시애틀 한인들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주류사회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시애틀의 연례 시페어 축제에 1.5세와 2세들의 참여를 대폭 늘린 것도 김 회장은 큰 보람으로 꼽는다. 그는 “이들이 자라서 한인회는 물론, 한인사회의 큰 기둥이 될 것이므로 새 회관도 이들이 즐겨 찾을 수 있도록 SAT반, 청소년 콘서트 등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에겐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그는 “한인사회에 문제가 있을 때 이를 풀어주고, 중재해주며, 한인사회로부터 공경을 받을만한 큰 어른들이 필요한데 그런 원로들을 세우지 못하고 임기를 마치게 돼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나름대로 ‘큰 어른’을 추대해보려고 노력해봤지만 ‘끌어내리려는 풍토’에 막혀 번번히 좌절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봉사하기 보다 대우 받겠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은 뒤 “이젠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내주는 한인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88년 이민 온 뒤 일궈놓은 일부 사업체까지 정리하며 한인회장직에 몰두했던 했던 그는 이제 본령인 세탁업으로 일단 돌아간 뒤 새 사업도 구상할 생각이다.
그렇다고 한인회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회관 관리위원장 직을 맡아 현안을 해결하고, 회관이 자리를 잡도록 힘쓸 계획이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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