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아침 전해진 경찰에 의한 한인 청년 피살소식이 모두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던 25세의 젊은이 마이클 조씨는 꽃도 피워 보지도 못한 채 비명에 갔다. 특히 총격이 가해진 정황과 관련해 “경찰이 꼭 총을 쏴야만 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돼 경찰의 과잉대응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경찰의 대응이 정당했는지 아니면 과잉이었는지는 상당히 주관적인 판단을 요구한다. 일단 경찰은 자신과 동료, 혹은 무고한 시민의 생명이 위협받을 상황이라고 판단될 경우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따라서 마이클 조씨가 경찰 과잉대응의 희생자였는지 여부는 광범한 조사가 이뤄져야 결론이 내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전역에서 매년 여러 명의 한인들이 경찰 총에 맞아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의 죽음이 같은 한인들 입장에서는 정서적으로 억울하고 안타까운 일로 받아들여지지만 법원은 대부분의 경우 경찰의 정당방위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공공안전의 일선 수호자라는 경찰의 입장을 십분 고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한 경찰 관계자는 “로드니 킹 사건 이후 경찰의 공권력 사용이 위축됐을 것으로 어림짐작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치명적인 무기 사용과 관련한 지침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발생한 샤핑센터의 외부 감시 카메라에 잡힌 정황과 목격자들의 진술로 미뤄 볼 때는 과잉대응 기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오렌지카운티 검찰은 경찰의 행위가 정당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어떤 결론이 나올지 현재로서는 예단할 수 없다.
지금 한인사회가 해야 할 일은 검찰이 객관적이면서도 공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 주도록 요구하는 일이다. 사건이 발생한 오렌지카운티의 한인회와 공관을 중심으로 이 같은 요구를 하루속히 관계 당국에 전달해야 한다. 감정적 대응이나 부문별한 분노의 표출은 자칫 수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강력히 요구를 전달하고 차분히 결과를 지켜보는 성숙함이 필요한 때이다.
아쉬운 것은 경찰 대응에 과잉이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조씨가 경찰 지시에 순순히 따랐더라면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몇 년 전 텍사스에서 한인 리커 업주가 경찰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있었다. 강도를 쫓아 총을 들고 뛰어나오던 한인 업주는 출동한 경찰의 “총을 내려놓으라”는 지시를 무시하다 총격을 받고 숨졌다. 피해자가 오히려 경찰 총격에 사망한 것이다.
“당신이 용의자이건 피해자이건, 아니면 목격자이건 경찰 지시에만 그대로 따른다면 총을 맞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경찰 당국의 조언은 새겨둘 만하다. 생사가 오가는 절박한 상황에서의 과잉행동은 절대 금물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