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 스나입스와 한국계 부인 나경씨.
웨슬리 스나입스를 할리웃의 수퍼스타로 만들어 준 ‘블레이드’.
탈세 피소… 악성 루머… 이미지 먹칠…
10년 전만해도 할리웃 최고의 흑인 스타였던 웨슬리 스나입스(45)가 수년 전부터 연기자로서의 생애가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데다가 미 법무부에 의해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가 하면 온갖 악성 루머의 대상이 되면서 현재 큰 시련을 겪고 있다고 연예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W)가 최근 보도했다. 잘 생긴 용모에 탄탄한 몸을 지닌 스나입스는 10년 전만해도 편당 출연료를 700만~1,000만달러를 받았다. 그는 로버트 드 니로와 션 코너리 등과 같은 수퍼스타들과 공연했고 그가 주연한 ‘뉴 잭 시티’ ‘정글 피버’ ‘백인은 점프 못해’ ‘57번 좌석 승객’ ‘떠오르는 태양’ 및 ‘숨 내쉬기를 기다리며’ 등은 모두 빅히트를 했다. 그를 흑인 수퍼스타의 한계를 초월한 할리웃의 수퍼스타로 만들어준 영화는 1998년작인 액션 스릴러 ‘블레이드’. 스나입스는 검은 가죽 외투에 검은 안경을 낀 반인 반흡혈귀로 나와 카리스마가 있는 연기를 해 팬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었다. 이 영화는 총 7,000만달러를 벌었고 속편 ‘블레이드 II’는 이보다 더한 8,200만달러를 벌었다. 그러나 이 영화 이후 스나입스의 생애는 줄곧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세금 포탈 8건, 유죄땐 징역 16년형
메이저 스튜디오들 외면 헐값 출연
‘소울의 대부’주연 맡아 재기 노려
과 거 수년간 그는 불가리아, 루마니아 및 나미비아 등 싸구려 영화들을 찍는 곳에서 ‘계약자’와 ‘뇌관’ 등과 같은 저질 영화에서 B급 또는 C급 배우들과 공연했다. 편당 출연료도 200만달러로 줄어들었고 그의 마지막 5편 영화는 모두 곧바로 DVD로 출시됐다.
스나입스는 과거 수년간 법적 스캔들과 각종 추문에 시달려 왔다. 스나입스가 지금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연방 세금탈세 혐의로 기소돼 이 달에 재판정에 서야 하는 것.
스나입스는 그동안 자신의 문제에 함구해 오다가 재판일이 임박해 오자 최근 EW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8건의 탈세혐의로 기소된 스나입스는 이 달 플로리다의 오칼라 연방재판소에서 재판을 받게 되는데 유죄가 인정되면 16년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스나입스는 지난 2006년 미 법무부에 의해 자신의 2명의 재정자문인들과 함께 기소됐다. 기소내용은 스나입스가 자신이 낸 1996년과 97년 세금에 대한 1,100만달러의 환불을 연방 국세청(IRS)에 요구했는데 이 요구가 완전히 허위요 사기라는 것과 함께 스나입스는 1999~2004년의 수입에 대한 세금보고도 하지 않았다는 것.
이런 기소 사실이 발표됐을 때 스나입스는 나미비아에서 산송장 웨스턴 ‘갤로워커’를 찍고 있었다. 그리고 스나입스가 기소된 직후 귀국을 안 하면서 그가 도망자가 됐다는 낭설이 나돌았었다.
스나입스는 이에 대해 자신은 기소 직후 변호사와 함께 IRS측과 접촉했으며 그 결과 영화 촬영이 끝난 뒤 귀국해도 좋다는 승낙을 받았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스나입스는 그 해 12월 개인용 제트기를 전세내 올랜도로 날아와 미 연방마샬에 자진 출두했다.
스나입스는 기소 내용을 전부 부인하면서 자기는 자문관들의 조언을 따랐을 뿐이고 세금보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스나입스는 이어 자기는 요구한 환불액 중 단 1달러도 받은 바가 없어 정부를 사기쳤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며 IRS는 유명한 자기를 기소해 차후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환불요구를 못하도록 시범을 보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희생양이라는 것.
뉴욕의 험악한 동네인 사우스 브롱스에서 자란 스나입스는 어렸을 때 너무나 왜소해 동네 아이들에게 툭하면 얻어터지곤 했다. 그래서 스나입스의 어머니가 아들을 동네 YMCA에서 가라데를 배우도록 시켰다. 지금 스나입스는 가라데 흑띠 5단에 태권도 흑띠 3단의 무술실력을 자랑하는데 쿵후와 브라질 무술 카포에이라에도 능하다. 그의 한국계 부인 박나경씨도 가라데 흑띠 유단자로 둘 사이에는 4남매가 있다.
스나입스의 빅히트 작인 ‘백인은 점프 못해’. 왼쪽은 스나입스의 친구인 우디 해럴슨.
90년대 자신의 전성기 때 스나입스는 액션스타로 굳혀지기를 거부, 로맨스 영화와 코미디를 비롯해 여자로까지 나왔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무술영화와 결코 멀리하지는 않았는데 1998년 ‘블레이드’에 주연하면서 마침내 할리웃의 수퍼스타로서의 자리매김의 기회를 맞게 된다.
그러나 1편과 2편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잘 나가던 블레이드 시리즈는 제3편인 ‘블레이드: 삼위일체’(2004)를 놓고 스나입스가 제작사인 뉴라인에 대해 수백만달러 상당의 손배소를 제기하면서 스나입스의 생애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스나입스가 2005년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영화의 감독인 데이빗 S. 고이어와 제작자들이 공동제작자인 자기 의견을 무시한 채 자기보다 두 젊은 공연 배우들인 라이언 레널즈와 제시카 빌에게 보다 많은 스크린 출연시간을 주었다는 것. 또 뉴라인은 자신의 360만달러의 출연료 중 일부를 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배우 선정과 영화제작 과정에서 자기를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이런 부당 대우는 체계적 인종차별의 소산이라고 주장하면서 제작자들이 자기 조언을 수락치 않아 영화가 흥행서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블레이드: 삼위일체’는 비평가들의 혹평 속에 총 5,200만달러의 수입을 냈다. 그런데 이 소송은 현재까지 법원에 계류 중이다.
스나입스는 뉴라인을 비난하면서도 시리즈 제4편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고소를 당한 뉴라인이 제4편을 만들더라도 다시 스나입스를 주연으로 기용할 가능성이 적다고 잡지는 말했다.
스나입스가 뉴라인을 고소한 뒤로 그는 할리웃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의 작품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스나입스는 유유상종이라고 스튜디오들이 자신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블레이드: 삼위일체’ 이후 스나입스가 주연한 5편의 영화는 모두 극장 대신 DVD로 선을 보였다. 그러나 낙천적인 스나입스는 DVD는 자신의 많은 외국 팬들에게 자기 존재를 더욱 부각시켜 자신의 외국시장 가격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나입스는 이밖에도 지난 2000년에는 자신의 부업인 경비업체와 불법 무장단체와의 연관설에 휘말려 들었는가 하면 2002년에는 인디애나의 한 여인으로부터 친자확인 소송을 당했고 2005년에는 위조된 남아프리카 여권으로 출국하려다가 요하네스버그에서 구금당하는 등 자기 이미지에 먹칠을 당하는 일들을 겪은 바 있다.
현재 스나입스는 얼마 전 사망한 ‘소울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의 역을 맡아 스크린에 롤백할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흥분한 상태라고 한다. 이 영화는 스파이크 리가 감독할 예정으로 리는 “웨슬리야말로 제임스 브라운역을 맡은 나의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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