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킴멜 센터 퍼렐만 극장에서 열린 한국의 가야금 앙상블 사계(四界) 공연은 요란하고 신명나는 분위기를 예상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었지만 한국 국악도 시끄럽지 않은 클래식한 분위기 속에서 흥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수준 높은 자리였다.
젊은 여성 가야금 연주자 4명으로 구성된 사계는 12현부터 25현짜리 가야금을 사용하여 높은 옥타브부터 저음까지의 폭 넓은 음역을 현란한 손놀림으로 넘나들어 619석의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이들은 새타령, 진달래 꽃, 아리랑 등을 새롭게 편곡해 다양한 가야금의 음색으로 연주하고, 비발디 사계를 수준 높은 테크닉으로 소화해 한국 전통 악기로 표현되는 소위 서양의 클래식 음악을 선보였다. 1,500년이 넘은 역사를 지닌 전통 악기 가야금으로 서양의 클래식을 감상하는 한인 동포들은 신선하고 흥미로운 감동을 느낄 수 있었지만 가야금의 전통을 모르는 미국인들의 눈으로 본다면 약간 싱거울 수도 없지 않아 사계의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사전 설명이 필요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원래 가야금은 남성적인 힘을 지닌 거문고와 달리 여성적인 섬세함을 나타내는 악기여서 이번 공연에서 크나큰 신바람은 느끼지 못했으나 김죽파 류 가야금 산조와 호호굿 등 연주에서 자진모리, 휘모리장단을 연주하는 사계 연주자 4명의 현란한 손놀림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번 사계 공연은 이러한 음악적인 적인 측면을 떠나 유료 입장권 행사가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혹평을 듣고 있는 필라 한인 사회에서 좋은 상품과 뛰어난 기획력이 있으면 문화적인 비즈니스에서도 얼마든지 흑자를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공연을 개최한 서울대 동창회 필라 지부(회장 정홍택)는 공연장을 필라의 예술의 전당이라는 킴멜 센터로 선정하고 입장료도 25달러로 책정하면서 관객이 적을 까하는 걱정도 없지 않았으나 발매 2주 만에 입장권이 매진되는 특이한 일이 벌어졌다. 이는 사계라는 좋은 상품에 서울 대 동창회의 일사분란한 조직력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이에 따라 서울 대 동창회는 흑자 분을 청소년 선도 사업에 기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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