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세계의 롤모델인 된 워런 버핏이 오랜 침묵을 끝내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투자자들도 그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 의미를 찾는데 분주하다. 버핏은 유래 없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거의 초토화된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6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이미 마친 상태다. 버핏의 투자 철학을 다시 한번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금 우리는 혼란한 시간의 중심에 서있다. 국내 및 세계 경제가 재정과 주택건설 시장의 대혼란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 지금의 상황도 그리 놀란 만한 것은 못된다. 그 내용은 매우 다르지만 경제와 시장은 항상 위아래로 로테이션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재정계획과 투자도 이를 바탕으로 준비해야 한다.

최고의 샷을 선택하라

아마추어 골퍼의 최대 관심은 역시 파워일 것이다. ‘10야드만 더 칠 수만 있다면’이라고 아쉬워한다. 그러나 싱글 입성을 가로막는 주범의 하나가 바로 오버파워이다. 최대 스윙스피드 혹은 그 이상으로 스윙할 때 발생하는 많은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스윙스피드의 80%만 사용하라는 샘 스니드의 교훈을 되새겨 보자. 스코어 향상을 가로막는 문제로 목표 설정의 부재를 들 수 있다. 드라이버샷에서 퍼팅까지 구체적이고 세밀한 타겟을 눈과 마음으로 설정하는 것이 정확한 샷의 시작이다. 게임의 룰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룰은 실패의 대가를 치르게 하지만 우리를 어려움에서 탈출하게 해준다. 그러나 가장 큰 난적은 ‘무결단’의 습성이다. 골프게임의 묘미는 매 샷마다 많은 초이스를 두고 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샷을 선택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골퍼들은 샷을 결정하기 전에 이미 스윙을 끝내버리는 우를 자주 범한다. 확고한 결정 없이 막연하게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우연의 게임을 이제 그만하자.
지금 결단하라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서브프라임 사태는 결국 리스크 관리의 부재에 기인한다. 오랫동안 계속된 부동산 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엄청난 수익을 올렸던 융자와 투자 금융사들이 재정의 기초인 리스크 관리를 무시하고 그저 시장의 트렌드에 부화뇌동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메릴린치와 시티뱅크를 비롯한 대형 금융사들이 건전한 자산마저 팔아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곤경에 처해 있다. 시장은 우리의 어리석음을 일깨워주는 호랑이 선생님이다. 결국 우리의 재정계획과 투자도 여러 위험성을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달려 있다. 투자 수익률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것은 효과적인 위험관리의 결과이다. 재정상황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자산배분 분석과 분산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준비한다면 예고 없이 찾아오는 폭풍우에서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우리의 소득과 자산에 항상 따라붙는 세금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절세전략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미래의 세법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세금이 연기되거나 면제되는 자산을 일반 자산과 균형을 맞추며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나 재정 성공에 가장 큰 적은 지금의 편안함에 안주하는 ‘무결단의 습관’이다. 재정 성공은 시장의 불확실성이나 불편한 자신의 상황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미루는 어리석음을 멈추는 것에서 시작된다. 미래를 준비할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310)895-0406
변재성
<한미은행 투자자문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