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보울 XLII(42)의 최고스타는 막판 ‘미러클 캐치’로 승부의 흐름을 바꾼 자이언츠의 무명 WR 데이빗 타이리였다.
미러클캐치의 데이빗 타이리
수퍼보울 XLII(42)의 최고 스타는 뉴욕 자이언츠의 무명 와이드시리버(WR) 데이빗 타이리(28)였다. 그가 막판 ‘미러클 캐치’로 자이언츠를 구하며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의 전승 우승 꿈이 산산조각 났다.
주로 공수전환 ‘스페셜 팀’에서만 뛰는 5년차 WR 타이리는 3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유니버시티 오브 피닉스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NFL 결승 막판 ‘미러클 캐치’로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경기 종료 1분15초 전. 10-14로 뒤지고 있던 자이언츠는 상대 엔드존까지 56야드가 남은 상황에서 패스 플레이에 들어갔지만 오펜시브라인이 뚫리며 쿼터백 매닝이 색(sack)을 당할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매닝이 상대 수비수의 태클을 그 또한 기적적으로 뿌리치고는 필드의 한 중간으로 높게 패스를 띄웠다.
그때 타이리가 패이트리어츠 세이프티 로드니 해리슨을 옆에 달고는 공중으로 솟아올라 그 공을 잡아냈다.
그가 해리슨과 다투면서 그 공을 잡은 것도 놀랍지만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어떻게 끝까지 그 공을 붙들고 있었는지 의문이다. 패이트리어츠 팬들은 그 공이 어떻게 타이리의 헬멧과 오른손 사이에 걸려 안 빠져나갔는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로 인해 패이트리어츠의 24야드 라인까지 침투한 자이언츠는 그 후 4차례 플레이만에 매닝이 왼쪽 와이드리시버 플락시코 버레스에 13야드 역전 터치다운 패스를 안겨주며 구단 사상 세 번째 우승의 꿈을 이뤘다.
타이리는 이날 시즌 첫 터치다운 패스도 받아내는 꿈의 시나리오를 썼다.
버레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타이리가 우리를 살렸다. 그가 어떻게 그 공을 끝까지 붙잡고 있었는지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자이언츠의 탐 커플린 감독과 일라이의 형인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쿼터백 페이튼 매닝도 “수퍼보울 역사상 그 보다 더 눈부신 빅 플레이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타이리는 이날 전까지 올 시즌에 받은 패스가 단 4개에 불과한 보잘 것 없는 선수였다. 터치다운 패스는 하나도 없었다. 공식 포지션은 WR지만 주로 킥오프나 펀트 리턴 커버리지 때만 뛰는 선수로 받은 패스보다 태클이 더 많았는데 수퍼보울에서는 랜디 모스, 웨스 웰커, 플락시코 버레스, 아마니 투머 등 훨씬 유명한 선수들을 제치고 최고 스타 리시버로 스팟라이트를 독차지했다.
5년 전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뽑혔던 타이리는 이에 대해 “나는 기회가 소중한 사람이다. 인생에는 어떻게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은데 그 캐치가 그런 것 중에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모든 WR들은 서로 자기가 최고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WR는 그런 자신감이 없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직업”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자이언츠의 또 다른 WR 아마니 투머는 “믿을 수가 없다. 그 친구가 금요일 연습 때만 해도 패스란 패스를 다 떨어뜨리더니 경기에서는 큰 사고를 쳤다”며 고개를 떨궜다.
타이리는 손목이 부러져 올 시즌을 시작했던 선수로 12월 중순에는 어머니가 돌연 심장마비로 사망, 한 경기에 결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끝에는 수퍼보울 최고의 스타로 떠오르는 꿈의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됐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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