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형 페이튼 매닝에 이어 올해는 동생 일라이 매닝이 수퍼보울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형 페이튼 이어 동생 일라이
매닝, 2년 연속 수퍼보울 MVP
‘매닝 가문’이 2년 연속 수퍼보울 MVP를 배출했다. 지난해 수퍼보울 XLI(41)에서 형 페이튼 매닝이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우승을 이끈 공을 인정받아 최우수 선수로 뽑힌데 이어 3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유니버시티 오브 피닉스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수퍼보울 XLII(42)에서는 동생 일라이가 마침내 형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뉴욕 자이언츠가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를 17-14로 꺾고 우승한 경기의 MVP로 선정됐다.
역시 NFL 쿼터백이었던 아버지 아치 매닝(58)은 197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종합 2번으로 뉴올리언스 세인츠에 지명돼 1967년에 창단된 ‘만년꼴찌’ 팀에서 고생만 하다 은퇴했다. 하지만 1998년과 2004년에 각각 전체 1번으로 지명된 아들들이 2년 연속 우승에 수퍼보울 MVP까지 차지하며 그 한을 풀어준 셈이다.
일라이는 미디어가 사납기로 유명한 뉴욕에서 그 동안 마음고생이 많았다. 잘 나가는 형 페이튼에 항상 비교되며 살아야 했다. 웬만큼 정신력이 강한 선수가 아니고서는 오래전에 무너졌을 것이라는 의견이 거세다.
하지만 형은 9년 만에 우승의 한을 풀었지만 동생은 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일라이는 이번 포스트시즌 브렛 파브에 탐 브레이디를 차례로 꺾고 형이 속해 있는 엘리트 쿼터백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수퍼보울 XLII(42)에서 역사에 남을 마지막 역전 드라이브를 연출했다. 그가 데이빗 타이리의 미러클 캐치 때 어떻게 상대 수비수의 태클에서 빠져나가 그 패스를 던졌는지 알 수가 없다. 그 플레이는 이미 수퍼보울 역대 최고 빅 플레이 중에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작년에는 AFC 결승에서 페이튼이 패이트리어츠를 울렸고, 올해는 일라이가 NFL 사상 첫 19전 전승 우승 신화가 이뤄지기 35초 전 패이트리어츠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것이다.
패이트리어츠 디펜시브엔드 리처드 시모어는 일라이에 대해 “챔피언다운 선수다. 일라이의 플레이가 환상적이었다. 그 때문에 졌다”며 “경기에서 두 번인가 그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원래 위대한 선수는 결정적인 순간에 빅 플레이를 만들어낸다는데 그가 그랬다. 발이 별로 빠르지도 않은 선수가 결정적인 순간에는 기필고 달아나 패스를 던지더라”고 말했다.
일라이는 수퍼보울이 시작되기 전 형 페이튼에게 “패이트리어츠를 꺾는 비결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물어봤다”고 했다. 하지만 형은 “그저 경기를 즐겨라. 재미있게 뛰다보면 이길 수도 있다”고만 대답했다고.
아버지 아치 매닝에 따르면 막내아들은 자이언츠가 새 쿼터백 코치 크리스 파머를 채용한 뒤 테크닉이 좋아졌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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