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토론자들’제작
“정치판 개혁 선언한 오바마 적극 지지”
현재 상영중인 덴젤 워싱턴 감독 주연의 실화 ‘위대한 토론자들’(The Great Debaters)의 제작자인 인기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54)와의 인터뷰가 지난 해 12월4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서 있었다. 이 영화는 1930년대 미남부의 한 작은 흑인 대학교의 토론반이 지역 결선을 거쳐 하버드(실제로는 USC)의 토론반과 겨뤄 승리하는 감동적인 드라마로 워싱턴은 토론반 코치인 교수 멜빈 T. 톨슨 역을 맡고 있다. 이 날 인터뷰는 워싱턴과 윈프리 합동 인터뷰식으로 진행됐다 최근 자신의 오프라 윈프리 네트웍(OWN) 창설을 발표한 윈프리는 대통령 예비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버락 오바마의 열렬한 지원자다. 다음은 윈프리의 답변만 간추린 것이다.
상상 초월한 감동 영화, 그냥 울어버렸죠
부모세대 보고 자라 남의 얘기 같지 않아
-당신은 영화를 보고 울었다고 했는데 감상 소감은.
▲내 기대를 훨씬 넘는 감동을 받았다. 보면서 너무나 희망적이요 심오하고 또 낙관적이요 영감을 받아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난 위싱턴의 자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뒤에 앉아서 봤는데 워싱턴이 내 울음소리를 듣지 않도록 조심하느라 무척 애를 썼다. 나와 나의 부모는 영화 내용과 같은 시대에서 자랐기 때문에 남의 얘기 같지가 않았다.
-왜 이번 대통령 예비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는가.
▲그는 새 아이디어를 대변한다. 오바마가 이 나라를 위해 뭔가 제공해 줄 것이 확실히 있다고 믿는다. 그의 가치관과 도덕적 근거는 바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큰 문제에 봉착해 있다. 그래서 난 내 22년간의 방송 사상 처음으로 그를 지지한다고 나선 것이다.
-오바마가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마틴 루터 킹과 같은 비극을 맞을 것이라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지금이 바로 그 때요 그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닥터 킹과 다른 많은 사람들 때문에 우리는 이런 기회를 갖게 됐고 또 오바마의 길도 마련된 것이다. 부정적 생각만 한다면 결코 전진할 수가 없다. 사람들이 오바마가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흐름은 뒤바뀔 것이다. 마틴 루터 킹과 바비 케네디의 사건 재현을 염려해 오바마를 지지 못할 수는 없다.
-대통령 예비선거 후보자들에 대한 당신의 기대와 희망과 느낌은.
▲오바마의 말 중 참으로 뜻 있는 말은 이제는 경기자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경기 자체를 바꿔야 할 때라는 것이다. 정치적 게임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그의 의지에 사람들이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비방과 모욕을 당할 때 어떻게 참는가.
▲자신이 누구인가를 아는 정신적 뿌리가 있다면 그것들을 극복할 수 있다. 나는 나에 관해 누가 뭐라고 말하고 쓰고 또 비방하든 간에 내가 누구인가를 안다. 나는 내 자신의 정신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당신은 영화 속 학생들과 동질감을 느끼는가.
▲난 고등학교 때 토론반 학생이었다. 나의 길잡이였던 스승은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나를 가르친 던칸 부인이었다. 그녀는 내가 배우는 것을 좋아하게끔 해준 분이다. 그 때부터 나는 최고가 되려고 노력했다.
-인종차별은 불치의 병인가.
▲좋은 질문이다. 그것은 치료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 생애간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우리가 여타 사람들과 다르기보다는 같은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는 배움의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마음을 닫고 다양성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자기가 남보다 우월하다고 느끼게 된다. 인종차별은 치유될 수 있지만 앞으로 100년 안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젊었을 때 나온 ‘컬러 퍼플’이 무대 뮤지컬로 만들어졌는데 이를 뮤지컬 영화로 만들 생각은 없는가.
▲있다.
-당신이 이 영화에 나왔을 때와 지금은 아프리칸 아메리칸 문화에서 커다란 변화와 차이를 이루고 있다. 그런 변화에 당신이 일조를 했다고 느끼는가.
▲난 내 TV 쇼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또 그들이 그것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생각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그것을 더욱 새롭게 하고 또 앞서 가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만 집중해왔다. 22년간 매일 같이 쇼를 진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난 매일 같이 날 재창조하려고 애쓰고 있다. 난 처음에 바바라 월터스를 모방하려 했으나 어느 날 그것이 잘못인 줄 깨닫고 그 뒤로는 내 자신을 지키기에 충실하고 있다.
-이 영화가 유전병인 인종차별을 해소하는데 어느 정도의 구실을 할 것으로 보는가.
▲인종차별자가 이 영화를 본 뒤 생각이 180도로 바뀌진 않겠지만 다음에 흑인들을 봤을 때 그들을 과거와 다르게 볼 수 있는 빛을 그의 가슴에 보다 많이 가져다 줄 수는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본 사람들에게 희망의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그것이 위대한 영화의 역할이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본 뒤 세상이 변화하리라 기대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무엇이 진실이며 희망적이며 또 영감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해 의식하게 되기를 바란다. 인간성의 가능성을 이 영화를 통해 볼 수가 있다. 영화 한편 예술작품 한개 그리고 한번의 강연과 한권의 책이 하나씩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총칼보다 더 사람들을 해칠 수 있고 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말이다. 당신과 말과의 관계는.
▲처음에 말이 있었다. 그래서 난 말을 사랑하고 책을 사랑한다. 나는 시를 큰 소리로 낭독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것은 마치 말을 숟갈에 떠서 자신에게 먹이는 것과도 같다. 내게 있어 말이란 자신의 목소리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을 대변하고 있다. 자신을 확인하는데 있어 자신의 목소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이는 남을 확인하는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이것이 바로 인간 경험의 공통된 유대다. 이것이 내가 지난 22년간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배운 사실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말을 남이 들어주기를 원한다. 말은 내게 있어 모든 것이다. 그것이 당신의 실제로 발성된 목소리를 대변할 뿐 아니라 당신 정신의 목소리도 대변하기 때문이다. 당신의 말을 누군가 들어준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그것은 모두가 구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 교육에 있어 말은 얼마나 중요한 구실을 하는가.
▲우리는 말의 가치의 자취를 잃어가고 있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너무나 많은 아이들이 기계적 세상에서 자라 그들은 크게 말 할 줄도 쓸 줄도 또 말을 표현할 줄도 모른다. 우리는 너무도 e-텍스팅에 익숙해 언어의 사용을 잃어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것을 생략하고 있다. 우리의 대화와 상호관계와 사람들과 함께 쓰는 시간 등을 생략하고 있다. 그런 만큼 말은 더욱 중요하다. 그것은 궁극적인 것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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