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어이없게 소실된 ‘국보 1호’ 숭례문(남대문)의 모습<본보 2월11자 A1면>을 접한 뉴욕한인들은 안타까움과 허탈감을 적나라하게 나타냈다.
한인들은 ‘문화재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화재가 났는가’라며 큰 분노를 나타내면서, ‘앞으로 숭례문은 어떻게 될까’에 관심이 쏠려있다.
뉴저지주 릿지우드에 거주하는 권유미(41)씨는 “어릴 적 지나다니면서 항상 봐왔던 남대문이 불탔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마음이 아팠다”며 “방화라고 하던데 어떻게 그런 시설이 그렇게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강력히 성토했다.뉴욕한인상록회 서항벽 회장은 6.25때도 무사히 보존됐던 문화재가 지금에 와서 무너진 것은 너무 충격적”이라고 안타까워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복원해서 다시 세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문화재청에서는 숭례문의 복원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복원 비용이 200억원에 달하고, 완전 복원까지 3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번 숭례문 화재 사건을 계기로 한국의 문화재 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목소리도 많다.
지난 2005년 서울시는 숭례문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잔디밭을 만들면서 일반에 개방했지만 안전 대책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회공헌사업을 이유로 무상 관리를 자처한 경비업체에 관리를 맡겼고, 이 업체는 화재감지기도 갖추지 않은 허술한 시스템으로 생색만 낸 것으로 알려졌다.
퀸즈 베이사이드의 성정호(50)씨는 “미국내 여행을 다녀보면 미국인들이 역사 유적지를 얼마나 잘 보존하는 지 알 수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개발에만 신경 쓰지 말고, 한국의 문화재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에 소실된 숭례문은 지난 1395년에 완공된 것으로 보물 1호인 흥인문(동대문)보다 1년 앞서있다. 숭례문은 조선시대 한양을 둘러싼 동서남북 대문 가운데 정문으로 그 중요성과 역할이 더 컸으며, 건축 기술면에서도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숭례문은 일제가 한국 문화를 격하시키기 위해 단순히 방향을 지칭하는 뜻으로 남대문으로 부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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