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한 단체 회원들이 선물용 물품을 공동 구매했다, 회장은 회원들이 낸 물품대금 중 6만4,000달러를 자기회사 운영기금으로 유용했다, 물건 값은, 회장 자신이 관리자 중 한명인 단체의 장학기금에서 6만4,000달러를 인출하여 지불했다, 그리고 아직 장학기금에서 꺼내간 돈은 채워 넣지 못했다 - 떠도는 소문을 정리해 보면 이 사건은 한 마디로 정의된다. 공금 횡령이다.
미주한인봉제협회가 공금관리 문제를 둘러싸고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협회 안팎에서 루머가 무성하자 지난7일 긴급이사회를 개최, 회장과 이사장의 동반퇴진을 결의했으나, 출장에서 돌아온 회장은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에 대한 수용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불만을 표시했다.
사퇴 결의를 발표한 이사회가 사퇴의 이유인 공금관련 의혹을 자세히 밝히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공금 이체, 전용, 유용, 부적절한 기금 운용 등 여러 표현들로 포장된 루머들만 오고갈 뿐 당사자인 회장도, 이사회도, 임원진도 공식발표에 대해선 묵묵부답이다.
단체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의 하나는 투명성과 신뢰도이며 이 두 가지의 가장 정확한 척도는 공금관리상태다. 특히 장학기금 같은 공금에선 투명한 관리는 생명이라 할 수 있다. 공금관리 부실을 막기 위한 선행조건은 우선 두 가지다. 담당자에 대한 엄격한 자질검증과 구속력 있는 규제 장치다. 봉제협회 장학기금의 경우, 규제 장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3명의 장학위원이 서명해야’ 은행에서 돈이 인출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명의 서명이 위조되지 않았다면 부당인출에 2명이 동조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봉제협회는 30년 역사를 가진 가장 대표적 한인경제단체 중 하나다. 더구나 극심한 불경기에 봉제업계 전체가 고전하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 불황타개 모색에 앞장 서야할 협회가 이처럼 불미한 사건에 휘말렸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사태수습이 시급하다. 관계자들의 빠르고 현명한 대처가 요구되는데 첫 단계는 사안의 정확한 전모를 솔직하게 밝히는 일이다. 그에 따라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사과할 것은 사과해 깔끔하게 매듭지은 후 신뢰회복에 노력해야 한다.
이번 봉제협회의 공금유용 사건은 다양한 목적으로 수만달러에서 수십만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는 여러 한인단체들에게 공금관리 상태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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