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에 비해 상원에서 역할은 미미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오바마는 의사당에서 길을 잃기 조차 하는 상황에서 대권에 도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미국 민주당의 대선 유력 주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스타 같은 인기는 있었지만 실제 의원으로서의 역할은 미미했다면서 오바마가 상원에서 제대로 적응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대권에 도전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상원의원 오바마에게는 그의 엄청난 인기와 상원의원으로서 해야할 업무라는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었다.
그는 2005년 상원에 진출할 당시 기자들에게 화장실이 어디에 있는지, 전화는 어떻게 쓰는지도 알아내야 할 것이라며 상원 적응 방식을 배운다고 생각했지만 곧 자신의 영향력 결핍과 의회의 지지부진한 모습에 좌절해 이내 자신의 인기도를 동원키로 선택, 대권 도전에 나섰다는 것.
상원 밖에서의 오바마는 그의 책 낭독에 125달러를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천달러를 기부하는 사람들이 있는 등 큰 인기를 몰고 다녔지만 정작 의회 내에서 그는 초기 2년간은 야당에 속한 상원의원 서열 99위의 풋내기 의원에 불과했다.
소속 위원회 청문회에서 그는 다른 상원의원들의 질의가 끝날 때까지 자신의 순서를 기다려야 했고 일부 상원의원들은 아직 경력이 일천한 신참인 그에게 냉담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는 상원에서 머리를 낮췄고 의원 임기 첫해에는 TV 토크쇼 출연 요청도 사양하면서 다른 고참 상원의원들의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그는 매우 조심스러워서 이라크 미군 철군법안에 반대했다가 대선 출마 선언 뒤 여론을 따라 철군을 요구하는 등 오락가락하기도 했고, 의회 윤리개혁 추진에서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다른 입법 안건들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역할은 수행하지 못했다. 또 그가 지금 유세에서 강조하고 있는 당파를 초월한 활동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는 다른 민주당 의원들의 자금을 모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이것이 그가 지지 기반을 넓히는데 도움이 됐다.
그는 상원의원 초기에 이미 분파 갈등으로 얼룩진 의회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가 어렵다고 결론지었고 상원의원 경력이 유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문은 오바마가 상원에 오래 머물지 않은 채 대권에 도전한 것이 대통령이 되고자 한 다른 상원의원들의 발목을 잡은 표결 기록 등의 부담에서 좀 더 자유롭게 만들었고,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달리 적을 만들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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