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스피처 뉴욕주지사가 10일 부인 실다가 지켜보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매춘에 연루됐음을 시인하고 있다.
매춘 근절 열올렸던 스피처 뉴욕주지사
암호명까지 사용하며
고급 매춘부와 ‘접촉’
연방수사 도청에 덜컥
주검찰 총장시절 매춘단속에 열을 올렸던 엘리엇 스피처 뉴욕 주지사가 매춘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
스피처 주지사는 암호명까지 사용해가며 하루 수천달러를 받는 고급 매춘부와 쥐도 새도 모르는 부적절한 도킹을 시도했지만 촘촘한 단속의 그물망에 걸리고 말았다.
포주가 사용한 스피처 주지사의 암호명은 ‘고객 9.’ 스피처는 이같은 암호명으로 지난달 워싱턴의 호텔에서 고급 매춘여성과 만나기로 예약을 했지만 바로 이 전화가 연방 당국의 귀신같은 도청에 덜컥 걸려든 것.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10일 연방 당국의 수사 서류에서 뉴욕에서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인 ‘고객 9’라는 사람이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여성과 만날 것을 확인하는 전화를 한 것이 도청을 통해 확인됐으며 ‘고객 9’은 스피처 주지사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고객 9’은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2월13일 매춘조직인 워싱턴의 엠퍼러스클럽 VIP의 매춘 여성과 만나기로 돼 있었고, 스피처 주지사는 그날 저녁 워싱턴을 방문했다.
법원 진술서에는 호텔 이름은 명기되지 않은 채 이 남성이 871호에서 여성을 만난 것으로 돼있고, 스피처 주지사는 당일 워싱턴의 메이플라워 호텔에 투숙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당시 호텔방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예약돼 있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피처 주지사는 지난주 금요일 연방 수사당국 관계자가 자신의 주정부 참모를 접촉했을 때 자신이 매춘 수사에 걸려든 것을 알게 됐고, 주정부 고위 관계자에게 자신이 매춘에 관련됐음을 알렸다.
뉴욕주 검찰총장 출신인 민주당 소속의 스피처 주지사는 2006년 취임 이후 윤리개혁 등을 강조해 왔으며 검찰총장 시절에는 월스트릿의 부패와 싸우면서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릴 정도로 명성을 쌓았고, 뉴욕의 고급 매춘조직을 운영한 16명을 체포하는 등 매춘조직 처벌에도 적극적으로 나섰었다.
한편 맨해턴 연방검찰은 지난주 미국과 유럽의 부유층 고객을 상대로 한 번에 수천 달러씩을 받는 고급 매춘 조직의 운영과 관련된 4명을 체포한 바 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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