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연합뉴스) 최찬흥 심언철 기자 = 안양 초등학생 유괴.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사건발생 82일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용의자 정모(39)씨는 살해된 이혜진(11).우예슬(9)양의 집과 불과 130m 떨어진 곳에 사는 이웃으로 드러나 경찰수사의 큰 허점을 드러냈다.
안양 초등학생 유괴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정모(39)씨가 16일 밤 얼굴을 가리기 위해 가죽 상의를 뒤집어 쓴 채 안양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조영호기자 voldo@hk.co.kr
경찰은 정씨가 이 양 등의 실종 당일에 빌린 렌터카 트렁크에서 혈흔을 채취, DNA 대조를 통해 이혜진(11)양과 우예슬(9)양의 것임을 확인했다.
◇검거경위..렌터카 혈흔이 결정적 단서
경찰은 지난 14일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의 K렌터카회사에서 용의자 정씨가 실종당일인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10시께 EF쏘나타승용차를 빌린 뒤 이튿날 오후 3시15분께 반납한 사실을 확인했다.
정씨는 이 양 등의 집에서 불과 130m 떨어진 곳에 혼자 살았고, 승용차 트렁크에서 혈흔이 채취됐다.
경찰은 곧바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했고 DNA 대조결과 혈흔은 이 양과 우 양의 것으로 판명됐다.
경찰은 정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 충남 보령의 어머니집에서 16일 오후 9시25분께 검거했다.
정씨는 당초 지난 14일 경찰의 행적조사에서 이 양 등의 실종당일인 25일 집안에 있었다고 거짓진술했으며, 집안에 대한 루미놀반응(혈흔반응)시험에서는 별다른 용의점을 확인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 양 행방, 범행동기 조사
경찰은 정씨를 상대로 숨진 이 양과 함께 실종된 우 양의 행방과 범행동기에 대해 추궁중이다.
정씨는 그러나 토막 시신으로 발견된 이혜진(11)양에 대한 살해 등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렌터카에 묻어 있는 혈흔이 두 어린이의 것으로 밝혀진 만큼 자백을 받아 내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찰은 정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이 양과 우 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 뒤 범행하고 렌터카를 빌려 이 양의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추정했다.
◇성탄절에 실종
성탄절인 지난해 12월25일 오후 3시30분께 안양시 만안구 안양8동 우양파크빌 놀이터에서 이양과 우양이 친구들과 놀다가 헤어졌다.
이어 두 어린이는 이날 오후 4시10분께 안양8동 안양문예회관 앞 야외공연장을 지나는 모습이 CC-TV에 잡혔으며, 오후 5시께 문예회관 인근 상가주인에게 목격된 이후 실종됐다.
두 어린이의 부모는 26일 오전 0시20분께 경찰에 미귀가 신고했다.
경찰은 사건발생 사흘이 지나서야 28일 안양경찰서 냉천파출소에 수사본부를 차리고, 일주일만에 공개수사에 착수해 뒷북수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실종 78일째인 지난 11일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과천-봉담간 고속화도로 호매실나들목 인근에서 이 양의 토막시신이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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