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 하고 싶지 않다..민주계 역사 속으로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 한나라당 5선 중진인 김덕룡 의원(서울 서초을)도 `공천 쓰나미’에 휩쓸려 결국 낙마했다. 친 이명박계 원로그룹 중에서 박희태 전 국회 부의장(경남 하동.남해)에 이어 두번째다.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 대통령 캠프의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지휘했던 김 의원은 16일 공천심사에서 `BBK 소방수’로 활약한 고승덕 변호사의 `패기’에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때 막후 의사결정 기구인 `6인 회의’의 멤버로 친 이명박계 핵심으로 꼽혀왔기에 낙천의 충격이 더욱 컸다는 후문이다.
서울대 문리대 학생회장 출신인 김 의원은 `6.3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1970년 당시 김영삼 의원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해 13대 국회 때부터 자신의 지역구인 서초을에서만 내리 5선을 기록한 관록의 정치인이다.
김 의원은 이날 공천에서 탈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체의 전화를 받지 않은 채 보좌진들에게 `지금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김 의원의 낙천은 어느 정도 `예고’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부인이 공천헌금을 받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력이 공천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공천신청 과정에서 김무성 최고위원의 벌금형 전력을 둘러싸고 친이(親李.친 이명박)-친박(親朴.친 박근혜) 진영간 `공천 갈등’이 격화됐을 때도 김 의원의 전력이 끊임없이 대두됐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친이-친박으로 나눠졌던 김 의원과 김 최고위원의 탈락으로 이번 총선에서 `3김(金) 시대’의 종말과 함께 한나라당에서 민주계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그러나 김 의원의 경우 한나라당에서 드문 호남 출신인 데다가 이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나 중국대사에 기용될 것이라는 소문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의원은 지난 8일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을 만나 자신의 거취 등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져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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