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선교사 자녀의 아픔
유럽 어느 나라에 집회를 갔을 때 겪은 일입니다. 그 곳의 한 선교사는 자녀 4명 등 6식구가
살고 있는데 파송시킨 교회에서 한 달에 지원하는 선교 사역 비는 생활비를 포함하여 500유로,
미화로는 750달러 정도 됩니다. 350유로가 집세로 지불돼 한 달에 150유로, 230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6식구가 살아갑니다. 그 선교사의 아들과 대화하던 중 아버지가 선교사라는 것이 부끄러워 친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는 고백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들은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아버지와 식구들이 외식이라는 것을 한 번도 못했다고 했습니다. 또 아버지는 선교 사역 중 남자 집사에게 심하게 구타당해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 있었다고 합니다. 아들은 부모에 대한 반항과 자포자기 심정 때문에 우울증에 걸려 마약에 손을 댔다고 고백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우리도 자녀 때문에 이민 왔다고 하면서 자녀들을 돌보는데 소홀한 점이 많습니다. 다니엘 박 미시건 대학 정신의학과 교수는 미시건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 계 학생의 반 정도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자녀들은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를 고생하시는 부모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못해 계속하면서 우울증에 걸린다는 것입니다.
미주에 있는 한인 이민교회는 4천에 이르고 있습니다. 미 주류 사회는 750명 당 교회가 하나라고 하는데 한인 사회는 200명에 하나 정도로 교회가 많아 이민자 그룹 중에는 유례가 없을 정도하고 합니다. 그런데도 한인 이민 자녀 70-80%가 대학에 가면서 교회를 떠나고 대학 졸업자 중의 95% 정도는 아예 교회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민 교회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여야 합니다.
자녀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세상적인 쾌락이 너무 좋아서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70% 이상의 2세들이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니면서 체험한 것은 교회 안에서의 싸움입니다. 잘 다니던 교회가 갑자기 어른들의 싸움에 깨어지면서 친구들이 영문도 모르게 헤어져야 합니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교회에서 직분을 맡아 경건하게 여겨지는 부모들이 집안에서는 심하게 싸우고, 불신자보다 인격적으로 더 못한 삶을 사는 것을 목격하면서 자녀들은 교회를 떠납니다.
문제 자녀들은 없고, 문제 부모들만 있습니다.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는 해외 선교를 한다고 자랑하는데 선교사는 쥐꼬리만 한 생활비 보조에 말한 마디 못하고, 열악한 생활 속에서 피멍이 들고 있습니다. 교회나 이민 단체들이 뒤돌아 볼 때입니다. 하나님이 싫어서 교회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없는 듯이 살아가는 어른들의 위선 때문에 자녀들은 교회를 떠납니다. 자녀들을 품어주고, 세워주는 이민 교회와 사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목사
삽화 : 오지연 일러스트레이터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