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침묵이 길어질 기세다.
4.9총선 공천과정에서 측근들이 잇따라 탈락하자 이렇게 잘못된 공천이 있을 수 있느냐며 `표적공천’ 문제를 제기했던 박 전 대표가 지역구 공천이 모두 마무리된 만큼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으나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향후 거취 등을 놓고 `장고’에 들어간 셈이다.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1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박 전 대표는 오늘 삼성동 자택에 주로 머물며, 개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며 특별한 입장 표명 등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지금으로서는 입장 표명 시점이 언제쯤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없고, 그런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전날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영남과 수도권에서 탈락한 계파 인사들이 탈당 뒤 `친박 무소속 연대’를 결성키로 한 것에 대해서도, 보고는 받았지만 특별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 측근은 마음은 안타깝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각자 환경이 다른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가이드라인을 줄 수도 없는 것이고, 안타깝고 잘되기를 바라는 심정만 있을 뿐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측근들은 지역구 공천 직후로 예상됐던 입장 표명 시점이 뒤로 미뤄지면, 결국은 비례대표 심사를 포함한 공천 국면이 모두 끝나고 총선 체제로 당이 전환하는 시점에 모종의 입장 정리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본인은 당에 남아있고, 절반에 가까운 계파원들은 줄줄이 탈당하는 상황에서 입장을 정리하기까지 상당한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측근은 당에 있으면서 선거를 앞두고 공천이 잘못됐다고 하기도 쉽지 않은 것 아니냐면서 어떤 결단을 내릴 지 조금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공천에 대해서는 이미 잘못됐다고 이야기를 했고, 자꾸 공천만 문제삼을 경우 투정으로 오해될 수도 있다면서 이 문제는 그것으로 일단락됐다고 보고, 앞으로 당이 총선정국으로 전환하면 그 속에서 본인이 어떤 행보를 취할 지를봐야한다. 기본적으로 지원유세를 하느냐, 하면 어디까지 하느냐 등을 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입장을 내놓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계파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조속한 입장 정리를 압박했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어떤 형태든지 공인으로서 입장을 밝히는 게 도리라며, 지원유세와 관련해서도 마음이 동해야 나갈텐데 (17대 총선과 같은) 그런 지원은 없을 것이다. 잘못된 공천을 하고 불량품을 팔아달라고 할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이경재 의원도 SBS라디오 `백지연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박 전 대표가 유세는 참여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탈당한 `친박’ 의원이 무소속 출마한 지역구 한나라당 후보 지원과 관련해선 유세가 현실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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