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에어 뉴질랜드 보잉 737 여객기가 조종석에 쏟은 커피 때문에 비행 도중 갑자기 엔진에서 연기가 솟아올라 비상착륙하는 소동을 빚었다고 뉴질랜드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이 여객기에는 뉴질랜드 국회의원 15명을 비롯해 모두 122명의 승객들이 타고 있었다.
언론들은 지난 해 5월 3일 저녁 9시쯤 뉴질랜드 북섬 파라파라우무 상공을 날고 있던 여객기 엔진에서 갑자기 연기가 솟아올라 오하케아 비행장에 비상착륙하게 된 원인을 그 동안 정부 교통사고 조사 위원회가 조사해왔다며 조종석에 쏟은 커피 때문에 전기누전으로 연기가 솟아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교통사고 조사 위원회는 조사 보고서에서 쏟아진 커피가 마르며 커피 속의 설탕 성분이 전도체 역할을 하면서 전기합선을 유도해 경고등이 켜지고 항공부품의 전기장치가 타다 마침내 누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승 중이던 이 여객기는 6천m 상공에서 조종석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조종사가 즉시 비상을 중단하고 부조종사에게 조종간을 넘겨주며 사고원인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그런 다음 그는 정비요원에게 긴급히 자문을 구했다.
그러자 정비요원은 4시간 전쯤 조종석에 커피를 쏟은 사실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 때쯤 부조종사의 코에는 전기 타는 냄새가 느껴졌고, 다른 승무원도 조종실로 들어오는 데 전기선이 타는 냄새가 강하게 난다는 얘기를 했다.
그런 얘기를 하기가 무섭게 부조종사는 조종실 안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며 얼른 산소마스크를 썼고, 조종사는 곧 지상 관제소에 비상 상황을 알리고 오하케아 비행장에 비상착륙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승무원들이 재빨리 움직이며 비상 착륙을 준비하는 동안 전기 타는 냄새는 승객석 중앙부에서도 나기 시작했다.
조종사는 부조종사로부터 조종간을 넘겨받아 착륙 준비에 들어갔으나 랜딩 기어가 정상적으로 펼쳐졌는지도 확인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조종사는 여객기를 무사히 활주로 내려 앉히는데 성공했다.
조종석에 커피를 쏟은 사람은 승무원들 가운데 한 명으로 비행 준비를 하면서 조종석에서 커피를 마시다 커피 일부를 바닥에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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