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훤 법장 필라 화엄사 주지 스님(왼쪽)이 함께 불경을 공부한 도반 무착 스님(오른쪽)을 20여 년 만에 만나 회포를 풀고 있다.
망상을 떨쳐 버리기 위해 손가락 2개를 촛불에 태워 없애는 수행을 감내했던 스님이 집착을 털어내기 위한 해답을 찾기 위해 세계 30여개 나라를 만행하던 스님과 20여년 만에 만나 대법회를 베풀어주는 일이 벌어져 필라 인근 지역 불자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필라 교외 벅스 카운티 뉴 브리튼 지역에 있는 필라 화엄사(주지 주훤 법장 스님)는 오는 23일(일) 오전 11시 화엄사 도량(10 Layal Lane New Britain, PA18901)에서 무착(無着) 큰 스님 초청 대법회를 개최한다. 무착 스님은 이날 마음을 비우는 법, 희망을 이루는 법 등에 관해 40여
년 동안 수행하면서 터득한 내용을 설법할 예정이다.
주훤 법장 스님과 무착 스님은 지난 18일 필라 교외 스프링하우스에 있는 미락구 레스토랑에서 만나 20여 년 간의 회포를 풀었다. 두 스님은 지난 1972년 해인사 불교 전문대학에서 함께 졸업한 도반으로 1988년 뉴욕 상원사를 공동으로 창건한 인연이 있다. 또 두 스님은 1980년 대 필라 원각사 주지 스님을 잇달아 맡았고, 인도와 유럽 등 20여 개 국을 함께 만행하기도 했다. 그 후 서로 연락이 두절됐다가 작년 무착 스님이 미국에 오면서 다시 만나자 필라 화엄사를 개척한 주훤 법장 스님이 초청해 무착 큰 스님 초청 대법회를 열게 됐다.
법장 스님은 무착 스님에 대해 “어떤 일에도 집착하지 않는 빈 마음을 갖고 있는 큰 스님으로, 직책도 없이 떠돌아다니지만 세상 물들지 않은 순수한 스님”이라고 말했다. 무착 스님을 법장 스님에 대해 “한 우물을 파는 노력파로 도반 시절 외골수였으나 요즘 보니 많이 원숙해 졌다”고 반겼다.
법장 스님의 끈기는 오른쪽 손가락 엄지와 검지 두 마디를 촛불로 태워 없앤 것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법장 스님은 지난 1974년 서울 안암골 개운사에서 수행할 때 서화 그리기가 수행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에서 연비(손가락을 촛불에 태우는 의식)하기로 결심했다. 법장 스님은 손가락이 촛불에 녹아 없어지는 고통 속에서 3차례의 삼매경에 빠져 드는 경험을 했다고 회상했다. 갑자기 타는 듯한 아픔이 사라지고 온 몸에 짜릿한 기운이 퍼지면서 마음이 평온해 지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비 후 일부 스님들이 마귀가 붙어 손가락을 태웠다는 혹평을 하자 마귀가 들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마음에서 없어진 손가락 사이에 붓을 끼우고 서화를 다시
그려 불교 미술 전람회에서 입선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법장 스님은 무착 큰 스님 초청 대법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절의 형편 상 좋은 스님들을 초청할 처지가 아니지만 불자들이 큰 스님의 법문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많은 불자들이 함께 좋은 말씀을 듣기를 원한다”고 권유했다. 참가 문의 215-489-1118
<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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