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미국의 4대 일간지 가운데 하나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지난 1994년 벌어진 힙합 래퍼 `투팩 셰이커’ 총격 사건에 대한 날조된 문서를 근거로 기사를 내보냈다가 공식 사과하고 나섰다.
타임스는 27일자 1면 기사를 통해 과거 퓰리처상을 수상한 기자 척 필립스가 작성해 지난 17일 인터넷판에 올렸다가 19일자 신문에 게재했던 기사는 조작된 문서를 근거로 했음이 밝혀졌다며 필립스와 마크 듀보신 편집부국장이 26일 오후 사과 성명을 냈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필립스는 이 기사에서 1994년 11월 30일 셰이커가 괴한 3명으로부터 공격을 받았지만 누구도 기소되지 않은 가운데 셰이커는 2년후 사망할 때까지 래퍼인 션 콤스가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는데, 제보자가 건넨 연방수사국(FBI) 문서를 보면 이 사건은 콤스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던 제임스 로즈먼드와 제임스 사바티노가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기사가 나간 뒤 로즈먼드는 사실과 다르다며 기사 정정보도를 요구하고 나섰고 웹진 ‘스모킹건닷컴’(smokinggun.com)은 범행을 함께 저질렀다는 사바티노가 랩 음악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과장해 내보이기 위해 이 문서를 날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특히 스모킹건닷컴은 이 문서가 타자기로 작성됐고 FBI는 이미 30년전 타자기 사용을 중단했다는 간단한 사실조차 간과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문서에 철자법이 틀리는 등 의문점이 많았던 데다 FBI 문서 자료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사실들을 적시했다.
필립스는 성명에서 이제 날조된 것으로 믿어지는 문건들에 근거해 기사를 작성했으며 결과적으로 잘못을 저질렀다면서 이런 결과에 대해 매우 죄송하다고 말했다.
듀보신 부국장도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지 말았어야 했으나 필립스나 나는 실수를 했다면서 이로 인해 실망했을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러스 스탠턴 타임스 편집인은 이와 관련, 이번 사안이 벌어지게 된 경위에 대해 계속 조사하고 있으며 앞으로 철저한 자기 반성을 통해 언론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천명했다.
한편 필립스는 불법적인 마약중독 치료 등 연예계에 만연한 부패 행위를 폭로하는 기사로 지난 1999년 마이클 힐직 기자와 함께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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