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칼럼
이성호 목사(산타클라라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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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강이 흐르는 것을 멈출 수는 없지 않습니까?
어떤 분들은 경건함과 거룩함을 훈련하는 것이 헛되다고 도전합니다. 매일 성경 공부하고 늘 기도하면 뭐합니까? 그런다고 사람이 달라집니까? 하면서 교회에서 경건함과 거룩함을 훈련하는 것에 대해서 비판합니다. 그러나 그 훈련을 그치면 어떻게 됩니까?
저는 청소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의 집을 가 보았습니다. 어질러지고 먼지는 수북히 싸이고 냄새는 진동하는데 정작 본인은 살만하다고 하면서 누워 있습니다. 저는 가꾸지 않은 정원도 보았습니다. 잡초는 무성하고 여기 저기 파인 땅과 구르는 돌들이 있는데, 정작 주인은 무심하게 드나듭니다. 저는 오랫 동안 예배드리기를 그친 폐허된 교회 건물도 보았습니다. 창문틀은 바람에 덜컹 거리고 페인트 칠은 벗겨져 흉한 모습으로 아무도 오지 않는 외로운 그림자를 석양에 비추고 있었습니다. 신앙심 깊은 사진사 한 분 만이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아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경건함과 거룩함을 훈련하지 않으면 사람이 고상한채로 남아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분이 신학자 중의 한 분에게 이렇게 질문했다고 합니다. 천국에 가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고 하는데, 지옥에 가려면 어느 정도 죄를 지어야 합니까? 그 신학자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아무 죄를 지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지옥은 가게 되어 있습니다.
교회를 아무리 다녀도 사람이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위선자들이 모인 곳이 교회라고 합니다. 그래서 교회를 다니지 않으면 사람이 정직하고 위선이 없어집니까? 원래 사람은 흠이 많고, 교육을 받고 훈련을 받지 않으면 자기 중심적이고 위선적입니다. 그래서 교회를 나오는 것입니다. 날마다 경건함과 거룩함의 훈련을 해도 이정도인데 그나마도 그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강이 아무리 흘러도 바다가 채워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강이 흐르는 것을 멈추면 바다는 말라 버리고 사막이 됩니다. 청소를 해도 해도 어지르는 사람이 있지만, 청소를 그치면 집은 쓰레기통이 됩니다. 잔디를 깎고 깍아도 또 자라지만, 깍지 않으면 잡초밭이 됩니다. 성경을 읽고 기도해도 여전히 위선자요,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나마 그치면 양심도 무뎌지고, 죄를 지으면서 즐기고, 자신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다른 이들에게 무례하게 대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도 강물은 흐릅니다. 헛된 것처럼 보여도 청소기를 들고, 끊없는 것같아도 행주를 듭니다. 그리고 마음을 닦고 행실을 닦습니다. 그렇게 십년을 살면 달라지지 않을까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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