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대 LA 한인회장이 결정되었다. 5월10일로 예정된 선거에 스칼렛 엄 한인회 이사장이 단독 출마함으로써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되었다. 남문기 현 회장의 출마설로 한때 우려되었던 과열 선거 조짐은 기우로 끝났다. 한인회장 선거 때면 후보들에 대한 갖가지 비방과 잡음이 터져 나와 타운이 양분되고 눈살이 찌푸려졌던 과거의 행태는 이번엔 무투표 당선으로 피할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는 해도 이번 한인회장 선거에 남가주 한인들이 얼마나 관심을 쏟았는 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한인회 주변 인사들에게는 밤잠 못자고 애태운 사안이었겠지만 수십만 보통 한인들은 대부분 선거가 있는 지도 모르고 지나갔다. 한인회에 대한 한인들의 보편적 반응이 ‘무관심’이 된지는 오래 되었다. 한인회가 기왕의 새로운 리더십을 맞아 새롭게 출발하려면 한인들의 무관심의 원인을 분석하는 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왜 한인회가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을까. 70년대, 80년대 한인회는 갓 이민 온 한인들의 복덕방이었다. 무슨 일이든 답답하면 가서 문 두드릴 곳이 한인회밖에 없었다. 하지만 교육, 청소년, 가정, 노동, 건강 … 등 봉사 단체들이 전문적으로 세분화한 지금 민원이 있다고 무작정 한인회로 달려가지는 않는다. 한인회는 분명 봉사단체이지만 봉사의 성격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21세기 한인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한인사회의 대변자로서의 임무이다.
한인사회의 권익을 위해 미국 안으로는 주류사회, 밖으로는 한국에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 필요한 것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되어야 한다.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 한인회장에게 필요한 것은 첫째 한인사회의 신임이다. 그런 맥락에서 새 회장을 둘러싼 자질 논란은 회장 취임 이전에 깨끗이 해명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한인사회의 각 단체들을 통솔하고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이다. 한인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좋은 프로젝트들이 종종 흐지부지 되고 마는 것은 한인사회를 하나로 결집시킬 리더십이 없기 때문이었다. 셋째 주류사회와 타 커뮤니티에 한인사회 대표로서 분명하게 목소리를 전할 만한 실력과 자질이다.
1972년 남가주 한인회가 출범한 이후 한인사회와 그 구성원들은 엄청난 변화를 겪어왔다. 한인들이 인정하는 명실상부한 대표단체가 되려면 한인회 역시 그에 맞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적극적 2세 일꾼들 영입은 기본이다.
2세의 젊은 일꾼들 없이 1세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새 회장의 임기 2년이 한인회가 21세기에 맞게 탈바꿈하는 의미있는 기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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