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중국의 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 레이 가이링(41)은 8년 전인 33살 때 결혼을 하지 않은 ‘싱글맘’이 됐다.
당시 중국 여성 대부분은 혼전에 임신하면 남자와 결혼을 하거나 낙태를 했지만 독신주의자였던 레이는 미혼모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문제는 중국이 마오쩌둥 시대 이래 주민들을 출생지에 묶어놓고 이주를 제한하는 거주지허가제를 채택, 인구통제를 하는 사회라는 점으로 레이와 같은 싱글맘에게는 삶이 결코 녹록지 않은 사회다.
레이는 아이가 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서 아이의 신분증명 및 사회보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여곡절 끝에 60세 남성과 결혼했다. 남편은 자신의 가계를 잇기 위해 아들이 필요했다는 점에서 둘 사이에 이해관계가 일치했던 셈.
그러나 결혼 뒤 남편은 위법이라는 이유로 아이를 호적에 올리는 것을 거부하면서 레이는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레이의 사례처럼 중국에서 미혼 싱글맘의 문제가 점차 공론화하고 있지만 이들 싱글맘은 여전히 험난한 길을 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혼전 섹스가 크게 늘고 여성의 경제력도 제고되면서 싱글맘 수가 급속도로 늘고 있지만 싱글맘이 겪는 고통은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도시와 지역을 막론하고 싱글맘이 아이의 신분 문제 등에 대해 피해갈 여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어도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빈곤층 싱글맘의 선택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싱글맘이 전체적으로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유효한 공식통계도 없는 등 이 문제가 아직은 정부의 관심권 밖에 있다.
베이징 어언대학 교수인 리링은 전통적으로 여성은 남편의 대를 잇기 위해 아이를 낳는 사람으로 인식됐을 뿐 별다른 선택권이 없었지만 현재 많은 여성이 스스로 싱글맘이 되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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