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14일 버지니아 샨틸리 소재 둘러스 국제공항에서 캠페인 전세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다.
백인 노동계층 경제 상황 때문에 정부에 ‘격한 감정’
총·종교 매달리거나 반이민 정서로
펜실베니아 선거 1주 앞 힐러리와 20%P차 확대
“엘리트주의자”비난 일어
민주당 대권주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지난주 중서부 노동계층 유권자들에 대한 발언으로 수세에 몰린 이후 처음 발표된 펜실베니아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 20%포인트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칸 리서치 그룹은 펜실베니아 민주당 경선에서 투표할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11-13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이 57%대 37%로 오바마를 앞서고 있다고 14일 발표했다. 클린턴은 지난 5-6일 실시된 같은 여론조사에서 45% 대 45%로 오바마와 동률을 기록했었다.
오바마는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비공개 모금행사에서 펜실베니아 등 중서부 지방도시의 노동계층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얻는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면서 부시와 클린턴 행정부 아래 외면당한 백인 노동계층 유권자들이 경제 상황 때문에 “‘격한 감정’(bitter)을 갖고 총이나 종교에 매달리거나 자기 같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반감이나 반이민정서, 반무역정서에서 좌절감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발언한 것이 11일 인터넷 블로그로 공개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라이벌 클린턴과 공화당 대선 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오바마의 발언이 지방도시 노동계층 유권자들을 비하한다며 나흘째 연일 오바마를 협공하고 있다.
매케인은 지방도시 미국인들은 대공황을 생존하고 2차례 세계대전을 싸우고 전후 경제를 세운 “미국의 심장이자 혼”이라며 오바마가 지방도시 미국인들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가족 대대로 내려온 신앙은 목적과 의미를 주어왔고 사냥과 같은 전통을 존중하는 것은 오직 삶을 즐기는데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클린턴은 “민주당이 솔직히 말해서 많은 미국인들의 가치와 풍습을 이해하고 존중하지 못하는 정당으로 인식되어 왔다”며 “오바마의 발언은 일반 사람들과 동떨어진 엘리트주의에서 나온 것으로 과거 공화당에 패배한 앨 고어 전 부통령과 존 케리 상원의원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는 표현에 실수가 있었지만 공화당은 실패한 정책에서 더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글로벌 경제에서 정부가 근로자들을 위해 할 역할이 없다는 철학이 바로 공장을 폐쇄하고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라고 매케인을 비난했다. 오바마는 또 클린턴이 공화당 각본을 따르고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펜실베니아 예비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발언으로 인해 오바마가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언급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예비선거 유권자들의 10%가 클린턴은 절대 지지하지 않겠다고 말한 반면 무려 24%는 오바마를 절대 투표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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