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SF 오울드 퍼스트 교회에서 열린 공연에서 김대성의 ‘호호굿’을 연주하고 있는 사계 멤버들.
가야금 4중주단 ‘사계’
SF서 황병기, 나효신씨 작품 등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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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4중주단 ‘사계(四界)’ 연주회가 13일 오후 SF 오울드 퍼스트 교회에서 열렸다. 전통 선율의 깊이 있는 아름다움과 현대 가야금의 테크닉을 함께 선보인 이날 연주회에서 ‘사계’는 가야금 산조 등 전통음악과 황병기, 나효신, 이건용, 김대성씨 등 현대 작곡가들의 음악을 함께 선보여 일요일 오후 가야금 선율을 찾아 모여든 청중들로부터 갈채 받았다.
조수현, 송정민, 진나정, 황선영 등으로 구성된 ‘사계’ 연주단은 개량 한복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첫 곡으로 박영란의 ‘Meditation’을 선보였다. 전통가락을 기초로, 바람에 물결 일듯 잔잔하게 가야금을 연주해 나간 ‘사계’는 이어 두 번째 순서에서 장영규 편곡의 새타령을 연주,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가야금의 폭넓은 음역을 과시하며 청중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황병기의 널리 알려진 ‘침향무’를 진나정과 황선영 2중주로 연주한 ‘사계’는 이어서 4인조로 재 그룹, 이건영의 ‘사계를 위한 저녁 노래’로 1부 순서를 마감했다. 1부 순서의 하일라이트는 3번째 순서로 연주된 나효신의 세계 초연작 ‘석양에 방황하며’.
‘사계’의 위촉으로 특별히 작곡된 이 작품은 조선시대의 시인 백상이 노래한 황혼의 정취에 젖어 가야금을 타는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송정민의 독주로 연주됐다. 나효신씨의 가야금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녹아진 이 작품은 현대적 수법에 한국 가락의 멋이 가미, 은은하게 젖어드는 선율로 큰 갈채를 자아냈다.
2부순서에서는 황선영씨의 독주로 최옥삼의 가야금 산조가 연주됐으며 이어 나효신씨의 ‘행선지를 모르는 바람처럼’ 그리고 김대성의 ‘호호굿’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연주 후 이날의 연주회를 주관한 나효신 작곡가는 “사계의 연주회야 말로 19세기의 가야금 산조, 황병기의 침향무 그리고 젊은 작곡가들이 한데 어울린, 1백50여년의 세월을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함께한 감동의 무대였다”고 공연 소감을 피력했다.
‘사계’ 멤버인 송정민씨는 “날씨와 분위기가 어우러져 즐겁게 연주한 공연이었다. 특히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의 첫 공연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연주홀의 음향효과가 뛰어나, 마이크 없이도 미세한 소리가 모두 전달된 좋은 공연이었으며 나효신 작곡가의 ‘석양에 방황하며’를 세계 초연한 것도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을 마친 ‘사계’는 14일 텍사스로 향발, 16일 텍사스 A&M 대에서 공연을 가지며 오는 7월 보스턴에서도 공연 스케줄의 잡혀 가야금의 아름다움을 미국사회에 크게 과시 할 예정이다.
<이정훈 기자> jungmuse@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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