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22일 피츠버그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패배가 확정되자 이날 밤 곧바로 다음 격전지인 인디애나로 떠났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운이 펜실베이나 대학 강당에서 열린 지지 모임에서 딸 첼시가 무대로 올라오자 환호하며 맞이하고 있다
본선 경쟁력 과시 대역전 발판 마련
득표율 한자리수 차이 ‘불안한 승리’
자금력 열세 겹쳐 사퇴 압력 거세질 듯
경제가 가장 큰 이슈로 대두됐던 이번 펜실베니아 경선에서 승리한 클린턴 의원은 아쉬움점이 만이 남은 한판이었다.
당초 20% 이상 여론조사에서 앞섰던 곳인데다가 두 자릿수 마진으로 오바마 의원을 압도하지 못한 상황에서 당내 사퇴 압력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으로서도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일찌감치 후보로 확정한 공화당에 비해 당내 경선에 필요 이상의 에너지와 자금을 투입하는 소모전 끝에 11월 본선을 치러야 하는 부담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펜실베이니아 경선은 힐러리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승부였다.
대의원 수에서 오바마에게 이미 100명 이상 뒤진 상태에서 158명의 대의원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 진다면 추격의 희망은 사실상 사라질 판이었다.
게다가 펜실베이니아는 인구 구조상 힐러리의 전형적인 지지기반이 밀집된 지역이다. 백인 중산층과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미국 내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높은 곳이다. 이런 곳에서 진다면 힐러리의 정통 지지기반 마저 오바마에게 잠식당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향후 경선은 해보나 마나 오바마 우세로 끝날게 뻔했다.
그러나 힐러리는 펜실베니아에서 이겼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텍사스, 플로리다, 오하이오, 미시간 등 ‘승자 독식’ 방식인 11월 본선에서 중요한 대형주들에서 이긴데 이어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함으로써 오바마보다 본선 경쟁력이 앞선다는 주장의 근거를 확고히 했다.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내세워 슈퍼 대의원들을 집중 설득하며 최후의 대역전을 노릴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문제는 펜실베이니아 승리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힐러리는 지지 대의원 수에서 오바마에게 이미 100명 이상 뒤져 있다.
앞으로 남은 9개 지역 경선을 다 이긴다 해도 열세인 대의원 수를 뒤집는 것은 불가능하다. 남은 경선도 오바마가 유리한 곳이 많기 때문에 펜실베이니아에서 압승해 대의원 격차를 줄여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게다가 펜실베니아는 원래 힐러리가 20% 이상 오바마를 앞섰던 곳이다. 적어도 두 자리 수 이상의 승리를 거뒀어야 추격의 동력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결과는 한 자리 수 승리인 것으로 관측된다.
힐러리로선 불안한 승리이고, 선전한 것은 오바마라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다.
힐러리는 올해 초만 해도 슈퍼 대의원 경쟁에서 훨씬 앞섰지만, 이제는 힐러리 254명, 오바마 230명(CNN 집계)으로 거의 비슷해졌다. 최근 추세라면 슈퍼 대의원 지지도 오바마가 머지않아 앞서나갈 전망이다.
게다가 힐러리는 자금력의 열세마저 심화되고 있다. 선거자금 모금에서 오바마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반면 지출이 많아 선거 빚이 쌓이기 시작한 것으로 3월 재정보고서에서 드러났다.
이처럼 불리한 상황들이 겹치면서 힐러리에 대한 중도 사퇴 압박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모적인 경선 혈투를 계속하기보다는 빨리 후보를 결정해 11월 본선에 대비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가 벌써부터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힐러리가 이 같은 사퇴 압박을 어떻게 이겨내며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느냐가 남은 과제인 셈이다.
힐러리의 전략도 불리한 경선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끌고가면서 언젠가 찾아올 반전의 기회를 노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경험이 부족한 오바마가 그런 과정에서 결정적 실수를 한다면 힐러리로서는 역전의 기회를 잡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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