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나는 환경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1세가 그의 나이 40세 때인 1818년에 공언했다. 서구 지성인들의 통례적인 사고방식이었던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엇비슷한 정치철학으로 초지일관해 왔다. 정적이었던 앨 고어와 민주당의 환경정책 공약에 맞서 왔다. 서방 선진국들의 집요한 압박 속에 ‘교토 의정서’의 온실개스 배출량 감소에 반대하는 소극적 입장을 지켜 왔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주 백악관 로즈 가든서 열린 환경문제 연설에서 온실개스 감축을 2025년부터 하겠다고 발표했다. 기후 변화와 지구 환경개선을 다음 10~15년 이내에 온실개스 배출량이 정점에 이르고 난 뒤 줄여나가고 기술개발에 따라 시행할 것을 다짐했다.
미국의 이산화탄소 배출은 연간 6,200메가톤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에 달한다고 네덜란드 환경조사국이 발표했다.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부시 대통령은 환경정책 때문에 경제적 타격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직까지도 부시는 입법 촉구나 대통령 지침서, 어떤 규제령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거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발표문에 대해 하원 지구 온난화위원회의 에드워드 미키 의원은 “지구온난화의 위협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 실현의 가능성마저 없애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지난 1990년부터 2006년 사이에 온실개스 배출량은 14.7% 증가했다고 환경보호국(EPA)은 15일의 연례보고서에서 밝혔다. 대통령은 환경정책이 경제적인 침체를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부담을 차기 대통령에게 미루려는 심산인 듯 하다. 이번 연설을 통해 배출 허용한도 온실개스의 총량을 정해 놓고 거래하는 ‘Cap-and-trade’(총량 거래제)를 제시한 것은 해결책이 아닌 ‘공론’에 불과한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바바라 박서 상원 환경위원장은 “미 국민과 세계 환경공해에 대해 가장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지적하면서 임기 말인 2009년 1월20일까지 아무 일도 안 하겠다는 핑계일 뿐이라고 했다.
환경+정치+경제는 현대 문화발전에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러나 인구와 환경의 관계는 생사가 달려있는 심각한 조건부적 책임이 따른다. 사람의 생활에서 경제여건과 정치 관계는 없어도 생명에 지장이 없고 본질적인 이슈가 안 된다. 그러나 온실개스 배출량이 증가되면 그 결과는 죽음인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인류의 자멸을 초래하고 있는데도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옆집의 공업용수는 수질오염을 야기하고, 자동차 배기통서 유출되는 오염된 개스는 도시환경을 병들게 만든다. 공해를 대가로 한 성장을 참다운 성공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 집단 이기주의는 비뚤어진 정치보다 더 잔인한 것이다. 법치국가라고 하면서 국민을 우롱하거나 민초들의 생명권도 보호받을 수 없다면 원시 부족정치보다 나은 점이 무엇일까.
지구의 연령은 450억년인데 인간 존재는 4억년에 불과하다. 잠시 왔다 가는 인간들이 무책임한 정치공약으로 지구를 멸망시키고 인류 멸망을 방관할 요량인지, 심각한 작태가 벌어지고 있다.
환경은 신이 쓴 책이며 예술인 것이다. 나폴레옹도 환경 창조에서는 완패를 당하지 않았던가. 로마의 시인 유베날은 이것을 보고 “환경과 지혜는 언제나 같은 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길
지리학 박사·전 연방 공무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