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올해 미국 대선은 보수와 진보라는 양극단의 이념 성향이 아니라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에 의해 가려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워싱턴 정가의 변화를 원하는 대중의 갈증이 올해 대선에서는 보수냐 진보냐에 따른 민주.공화당의 확고한 지지 기반 대신 중도성향을 새로운 정치의 중심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이에 따라 이번 대선이 중도성향 유권자를 향한 경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40년전만에도 남부 지역의 민주당 보수파와 북부지역의 공화당 자유주의자들이 극단으로 갈라진 양당을 잇는 인간 가교 역할을 하면서 정치적 중간지대를 형성했었지만 민주당 보수파는 공화당원이 되고 자유주의적 공화당원은 사라지면서 중도파들은 훨씬 고독한 자리가 됐다.
컴퓨터 등을 활용해 지역의 정치 성향을 분석해 지역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선거구를 조정해온 과학 정치 등도 이념적 구분을 더 확대시키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공화당에서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후보가 된데 이어 민주당에서도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후보가 될 것으로 보여지면서 정치의 새로운 중심을 만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케인이나 오바마는 어느 당파에도 속하지 않은 무소속 유권자들과 상대방 정치인들에게 자신들이 가장 잘 다가설 수 있는 사람인 점을 강조하고 사람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자신들의 능력을 앞세워 경선에서 성공을 거뒀다. 당파를 초월한 변화의 욕구를 매케인이나 오바마가 잘 보여준 것이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이런 방식으로 성공을 거둔 선례로, 이들은 공화당과 거리를 두면서 독자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다.
유권자들도 정치 시스템을 변화의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공화당이나 민주당에 속하지 않은 무소속 유권자들의 수는 최근 몇년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뉴햄프셔의 경우 무소속 유권자들의 비중은 10명중 4명 정도로 1992년의 10명중 2명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캘리포니아에서도 무소속 유권자로 등록한 사람들의 비중이 25% 가까이에 달할 정도로 급증했다.
정치 판도가 변하는 것은 선거자금 모금에서도 나타난다. 평범한 시민들에 의해 주도되는 인터넷을 통한 선거자금 모금은 정치인들이 좌파나 우파의 특정한 이해관계에 덜 속박받도록 만들고 있고, 돈을 모으기 위한 행사에 달려가게 하기 보다는 의회에서 협력을 위한 논의를 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낼 수 있도록 하고도 있다.
신문은 이 같은 정치 환경과 함께 매케인-오바마 대결구도가 될 가능성이 큰 대선이 오랜 시간 잠들어있던 중도파들을 회복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un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