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들, 주류에 온라인 서비스 뒤처져
한인은행 계좌를 갖고 있는 김모(35)씨는 수북이 쌓이는 종이 명세서를 샅샅이 찢느라 애를 먹고 있다. 주류은행 계좌도 갖고 있는 김씨는 주류은행 직원으로부터 무심결에 버리는 종이 명세서가 신용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후 더욱 종이 명세서 처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류 은행이 기승을 부리는 신용범죄 예방 차원에서 고객들에게 종이 명세서 대신 온라인 명세서를 받을 것을 권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인 은행들은 이 같은 추세를 따라가지 못해 고객들의 불만이 더해가고 있다.
온라인 명세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인 은행은 지난 달부터 서비스를 실시한 한미은행이 유일하다. 한미은행이 온라인 명세서를 선보인 후 다른 은행들도 온라인 명세서 서비스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서비스 실시에 따른 비용 등 어려움으로 아직까지 후발주자는 보이지 않고 있다.
주류은행들이 앞다퉈 온라인 명세서 서비스 이용자를 늘리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온라인 명세서를 활성화시킬 경우 종이 명세서 발급에 따른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신용범죄가 날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종이 명세서가 범죄자들의 좋은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인은행인 A은행이 자체 집계한 데빗카드로 인한 신분도용 사례는 지난해 15건. 올해에만 벌써 3월 한달에만 4건 등 6건으로 나타났으며 체크 등 다른 요인에 의한 신분도용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 달에 약 한 차례 이상 발생하는 신분도용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돈이 빠져나갈 수 있는 신분도용에는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인은행 이용자인 회사원 이모(29)씨는 “미국 은행에 비하면 한인은행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과 숫자는 크게 떨어진다”며 “주류 은행의 온라인 명세서는 지출 내역별로 자세히 분류되는 등 이용자 중심인데 비해 한인 은행은 아직까지 서비스 제공자 중심인 것 같아 아쉽다”며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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