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오바마 구도예상..세대.이념.정책 극과극
러닝메이트 낙점도 변수..힐러리 거취 주목끌 듯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11.4 대선은 사상 첫 `흑백대결’ 구도 속에 치러지는 역사적인 선거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흑인출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제압하고 대선후보로 지명받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사실상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백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의 첫 흑백대결이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오바마 의원은 20일 켄터키와 오리건, 6월 1일 푸에르토리코, 3일 몬태나와 사우스 다코타등 마지막 남은 5곳의 예비경선에서 적어도 3곳 정도만 승리를 거둔다면 힐러리의 승복 여부와 관계없이 정치적 승리를 확정짓게 된다.
오바마 의원이 대선후보로 확정될 경우, 미국 유권자들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백인과 흑인 대통령 후보를 놓고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게된다.
특히 매케인 의원과 오바마 의원이 인종뿐 아니라 세대, 이념, 정책에서 극과극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을 통해 드러날 수 있는 국론분열과 세대간 반목, 인종간 갈등 을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고 극복해 미국식 민주주의의 역량과 저력으로 승화시킬 지도 큰 관심거리다.
매케인 의원과 오바마 의원은 상원의원이라는 신분을 제외하고는 백인과 흑인의 피부색, 71세와 46세의 나이차, 보수와 진보의 이념간극, 이라크전 및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둘러싼 찬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정반대의 이미지와 이념적 좌표, 정책적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인종, 이념, 정책, `워싱턴식 정치’로부터 일대 변화를 주장하는 오바마 의원이 미국사회의 소수파인 흑인이라는 결정적인 핸디캡을 극복하고 첫 흑인대통령에 오를 것인지, 기후변화협약 등과 같은 공약에서 부시 정권과 일정한 차별화를 기하면서 미국적 질서와 백인 주류사회를 대변하는 베트남 전쟁영웅 출신 매케인 의원이 보수정권 연장에 성공할 것인지로 압축되고 있다.
특히 오바마 의원이 집권시 북한 등 이른바 `불량국가’의 지도자들을 조건없이 만나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데 대해 매케인 의원은 외교적 미숙함을 드러낸 것이라며 정면으로 지적하고 나서 외교.국방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대선정국을 뜨겁게 달굴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또 매케인 의원은 자유무역과 공정무역의 확대라는 차원에서 한미FTA에 찬성 입장인 반면 오바마 의원은 미국내 일자리 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워 이에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자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두 후보의 경쟁이 가열될 경우 한국, 콜롬비아 등과 미국이 체결한 FTA의 의회처리 절차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두 사람의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러닝메이트는 이들의 약점을 보완해줄 인물이 기용될 것으로 점쳐진다. 매케인 의원의 경우에는 노령 및 보수 이미지를 희석시켜줄 인물이, 오바마 의원에게는 취약층인 백인 노동자층과 종교적 편향성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적임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맞물려 민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실 것으로 예상되는 힐러리가 러닝메이트로 기용돼 이른바 `오바마-힐러리’ 드림티켓을 만들 수 있을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민주당은 오바마, 힐러리와 승부가 결정되지 않는다면 8월 25~28일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최종적으로 대선후보를 가리게 되며, 공화당은 오는 9월1~4일 전당대회를 갖고 매케인을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양당 후보가 공식 결정되면 이들은 TV토론 등 일정한 선거운동 과정을 거쳐 11월 4일 대선본선에서 맞붙게 된다. 미국의 대선본선은 각주마다 걸려있는 선거인단을 승자가 독식하는 간접선거 행태로 치러진다.
ks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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