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리포트] 600억 규모 할리우드 데뷔작·200억 규모 드라마 동시 준비
어제는 영화도 못 보고 잠만 잤어요. 허허.
한국영화사에 굵은 획을 그은 강제규 감독이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해변에서 살랑이는 바람을 맞으며 미소를 지었다. 스포츠한국이 칸에서 강제규 감독과 단독으로 인터뷰를 가졌다.
강 감독은 지난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한국에서 좀처럼 만나보기 어려웠던 감독이었다. 지난 2006년 2월부터 미국 할리우드에서 영화 데뷔 준비하랴, 블록버스터 드라마 <아이리스>(극본 에이스토리ㆍ연출 이형민) 준비하랴, 그의 하루 해는 짧고 지구는 좁기만 하다.
강 감독은 미국에서 한국에 들렀다 다시 칸으로 오느라고 시차 적응이 안 되고 피곤했나봐요. 어제는 보고 싶었던 영화도 못 보고 쉬었지 뭡니까라며 웃었다.
올해로 13번째 칸 국제영화제를 찾은 강 감독은 올해가 제일 날씨가 좋지 않은 편이라며 날마다 걸어 다니며 바람 쐬는 것이 일이라고 말했다.
강 감독은 10년 전에 비해 칸 지역이 많이 발달했어요. 3,4년 전에 비해서 칸에서 한국 영화의 분위기는 좀 줄어들지 않았나 싶어요. 마켓 때문이죠. 영화 상영이나 수상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켓이거든요. 마켓에서 영화가 판매되고 매출이 발생하면서 피가 돌 듯 시장이 발달하는 것이거든요라고 말했다.
강 감독에게 올해는 또 하나의 중요한 시작의 해다. 1996년 <은행나무 침대>로 CG가 사용된 한국영화의 신기전을 열었고, 1999년 <쉬리>로 한국 영화의 블록버스터의 시대를 연 감독답게 올해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두 개나 시작하게 된다. 4년 동안 꼬박 매달린 결과다. 강 감독은 아직 시작하지 않은 프로젝트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의욕을 보였다.
강 감독은 미국에서 준비 중인 SF영화는 7월 정도면 윤곽이 나올 것 같아요. 그 이후 제작과 투자 부분이 마무리 지어지면 올 가을부터 촬영을 시작할 겁니다. CG요? 워낙 기술들이 발달했으니 걱정 안 해요라고 말했다.
강 감독은 삼국유사를 담은 제작비 600억원 규모의 SF영화를 준비하기 위해 3년째 미국에 머물고 있다. 미국 자본으로 제작되고 영어로 촬영할 이 영화는 강 감독의 본격적인 할리우드 데뷔작이 될 전망이다.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프로젝트는 200억원 규모의 드라마 <아이리스>. 강제규필름과 태원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전세계에서 로케이션을 할 스파이 영화다. 1년 이상의 설득 끝에 이병헌을 캐스팅했고, 15명의 주조연이 모두 해외에서 알 만한 스타급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칸에서도 드라마를 수입하고 싶어하는 일본 판권사들이 벌써부터 태원엔터테인먼트와 <아이리스>의 해외 배급사인 아티스트뷰에 앞다퉈 문의하고 있다.
영화의 한류붐을 일으킨 강 감독의 작품인데다 ‘한류스타’ 이병헌이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영화의 드림팀이 드라마를 만든다는 사실에 <가을동화>와 같은 한류 붐이 일지 않을까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 감독은 드라마 수용자들이 이미 미국 드라마의 촘촘한 이야기 구조에 워낙 익숙해진 터라 부담스러운 부분도 많죠. 최완규 작가가 잘 쓰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제가 전체적인 기획과 방향 부분을 책임져야 하니까요라고 말했다.
강 감독은 언제나 앞서 불모지를 개척하는 압박이 클 것 같다는 질문에 같이 일하는 분들이 다 잘 하시니까요. 허허라며 겸손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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