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는 좁은 골목길을 들어섰다. 뜨거운 햇빛이 그대로 쏟아져 내렸다. 그는 두꺼운 철문에 이르기까지 머리를 숙이고 걸었다. 가엾은 마리아의 얼굴이 눈에 선해서 그는 철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모네가 안쪽에서 문을 열며 큰 소리로 아침 인사를 했다. 매튜는 재빨리 얼굴 표정을 바꾸고 힘을 내어 답례를 하고 모네를 가볍게 안아 줬다.
조그만 창문으로 햇빛이 어두운 방을 그런대로 환하게 했다. 파란 개스불이 스프가 담긴 엄청난 냄비를 소리를 내며 달구고 있고, 고메즈가 큰 국자를 든 채 근심스런 눈으로 매튜를 쳐다봤다. 200여 명의 집 없는 사람을 먹여야 할 것 들이 턱없이 모자란 것이다.
낮 열두시가 됐다. 골목으로 사람들이 밀려왔다. 어느새 철문 앞에 두 줄로 늘어섰다. 매튜는 사람들 속에 혹 마리아가 서있나 하고 늘 하듯 재빨리 살폈다. 매튜는 밥을 펐고 고메즈가 스프를 떴다. 모네는 배급을 했다. 고메즈가 푼 스프 속에 하나 이상 고기 덩어리가 있으면 그녀는 무자비하게 꺼내서 스프 통에 다시 넣었다. 그들은 더러운 손으로 받아서 그 손으로 음식을 퍼 먹었다. 꾀죄죄한 옷차림인데도 까만 얼굴에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매튜의 셀폰이 울렸다. 받는 그의 얼굴이 찡끄러졌다. 그는 급히 자리를 떴다. 먼지가 뽀얗게 앉은 찝차에 올랐다. 그리고 프랜시스 병원으로 차를 몰았다. 번지르르한 차들이 시내를 메우고 있었다. 선교사로 온지 2년 동안 이병원에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 수 없이 왔지만 마리아처럼 마음을 아프게 한 사람이 있었을까. 19살의 나이로 길에서 돈을 벌고 마약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마리아는 그나마 가장 가까운 남자로부터 피투성이가 되도록 얻어맞고 길가에 버려져 자기가 마리아를 자기가 들쳐 업고 이곳에서 치료를 받게 했던 기억이 몇 번이던가. 본드를 입에 물고 몸이 다 드러난 옷에 비수에 잠긴 얼굴로 맨 끝줄에 서서 때마다 점심을 받아먹는 마리아를 볼 때마다 매튜는 마른 눈물을 흘렸다.
매튜가 입원실로 들어섰을 때 의사가 나왔다. 그는 매튜를 알아보고 복잡한 의학용어를 써가며 아직 매튜에게 익숙지 않은 스페인어로 차분히 말했다. 확실한 것은 마리아가 위험한 상태라는 것이다. 마리아가 큰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자그마한 입술로 말을 하려는데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은 하얀 침대보처럼 창백해 있었다. 양쪽 팔에는 링거와 수혈병이 걸려서 그녀를 살리게나 할 듯 약물과 피가 가느다란 팔 속으로 들어갔다. 매튜는 그녀를 놓치지 않으려고 눈을 감지 않고 기도를 했다. 매튜가 잡은 마리아의 손이 점점 풀려갔다. 큰 눈망울이 매튜를 보며 촉촉이 젖은 채 감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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