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12학년생들이 한껏 들뜬 시기이다. 졸업은 코앞이고 진학할 대학은 결정되었으니 생애 중 이렇게 해방감에 젖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졸업생 댄스파티인 프롬은 이들의 흥분된 기분을 최고조로 올려주는 축제의 장이다. 그런데 때로 축제의 밤이 비통한 후회의 밤으로 바뀌는 경우들이 있다. 무절제한 해방감이 사고를 불러온 결과이다.
미 연방교통국이 제시한 통계를 보면 프롬이 있는 주말 미 전국에서는 평균 48명의 10대들이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고, 5,20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다. 이들 죽음 중 40%는 원인이 음주 관련사고이다. 프롬과 졸업시즌으로 분류되는 4, 5, 6월로 기간을 확대해 보면 2004년 기준, 21세 미만 청소년 713명이 음주관련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술’과 ‘운전’이 합쳐지면 ‘비극’이 탄생한다.
음주운전의 위험성은 익히 알려진 바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에서는 음주운전 관련 사고로 매 2분마다 한명씩 중상을 입고, 매 30분마다 한명씩 목숨을 잃는다. 프롬 을 앞둔 시기에는 각 고등학교들이 일제히 계몽교육을 실시, 술 마시고 운전하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학생은 없다. 그런데도 프롬 때마 다 음주운전 사고가 빠지지 않는 것은 이들의 고삐 풀린 해방감 때문이다. “이제 어른인데…” 싶은 자기 합리화, 동년배 압박감, 호기심, 뭔가 저질러보고 싶은 유혹이 파티의 들뜬 분위기와 뒤섞이면서 일탈로 이어지곤 한다. 술, 마약, 섹스가 대표적이다.
자녀를 프롬에 보내기 전 부모들이 할 숙제가 있다. 자녀와 마주 앉아 귀가시간, 어울리는 친구들, 파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항들을 같이 조목조목 짚어보는 것이다. 학교가 주관하는 프롬은 사실 크게 걱정할 게 없다.
항시 문제는 학생들끼리 어울리는 애프터 프롬 파티이다. 특히 호텔을 빌려 대대적으로 애프터 파티를 할 때는 탈선의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
자녀와의 대화로 아이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일어날 사태들을 사전에 생각해두면 어리석은 선택을 할 위험은 그만큼 줄어든다. 부모로서 걱정하는 바를 분명하게 알려주고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12학년생들이 평생 잊지 못할 낭만적인 프롬을 맞기를 바란다. 하지만 낭만이 낭만의 기억으로 남기 위해서는 한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바로 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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