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LA에서 70대 한인노인이 60세 한인여성을 총으로 쏴죽이고 자신도 자살한 사건은 한인사회를 또 한 번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 사건은 뉴욕에서 일가족 세 명을 잔인하게 칼로 난자해서 죽인 사건이 일어난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이번 사건은 더구나 70세나 된 노인이 사람을 죽였다는 점에서 적지 않게 한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 사건은 비록 뉴욕과는 거리가 먼 타주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같은 한인 타운 내에서 일어났다는 점 때문에 결코 다른 주 이야기로만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 차이가 있다면 지난번 뉴욕에서 일어난 사건은 용의자가 30대 젊은이인데 반해 이번 총기사건은 가해자의 연령이 70대인 것으로 밝혀져 한인들의 윤리 부재와 도덕불감증이 연령을 불문하고 총체적으로 위기에 와 있음을 여실히 말해주고 있다.
잘 살아보겠다고 모두가 나름대로 꿈을 안고 미국에 와서는 왜 이런 비극을 당하고, 끔찍한 일을 저질러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비극으로 종말을 맺는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기 위해 그동안 그렇게 애쓰며 살아왔단 말인가.
세상이 갈수록 인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돼가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어느 인종보다도 도덕관 투철하다고 자부해온 한인들의 기본윤리가 이처럼 무너져 내린다는 것은 너무도 개탄스럽고 이런 분위기라면 앞으로 한인사회에 다가올 미래가 걱정이다. 물론, 한인사회에 그동안 사건이 없
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는 2년 전 버지나아 텍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조승희와 같이 정신질환자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30대 젊은이나 70세나 되는 노인이 이렇게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일은 없었었다.
한인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도덕관과 윤리관이 이처럼 붕괴된다면 한인들이 그동안 나름대로 이룩해 온 가정과 커뮤니티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 의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의 마지막 보루인 노인들의 버팀목이 무너질 경우, 그 것은 정말 큰 문제다. 노인들은 누가 뭐래도 한인가정과 이민사회의 보이지 않는 힘이요, 기둥이기 때문이다. 그런 노인들조차 윤리관과 도덕관을 상실한다면 이것은 우리 사회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노인들은 자손들과 자라나는 후세들을 위해 정신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해이해지기 쉬운 가정과 사회를 지켜주는 역할을 든든히 해주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가정에서도 노인들에 대한 존경심과 자녀로 하여금 어른에 대한 공경심을 분명히 가르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 제 2, 제 3의 끔찍한 사건들은 언제 또 다시 발생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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