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다섯 달여를 끈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서 마침내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수를 확보함으로써 미국 역사상 처음 주요 정당에서 흑인으로서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이다. 이는 지난 1870년 흑인에게 참정권이 부여된 지 138년만의 일로, 새로운 역사의 한 챕터를 쓴 것이다.
“오바마의 승리는 미국이 긴 여정을 걸어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바마가 200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자 부시 대통령이 보내온 축하 메시지다. 오바마의 승리는 민주당만을 위한 잔치가 아니다. 오바마 지지자만이 축하할 일도 아니다. 민주니, 공화니 당색을 떠나 전 미국이 축하해야 할 일이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언젠가 이 나라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것을 자명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흑인과 백인, 유대인과 이교도, 개신교도와 가톨릭교도가 함께 손을 잡는 그런 날이 오리라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그 꿈이 45년만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전체 미국 민주주의의 승리이고, 동시에 민권신장의 한 이정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찬사를 보내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열린사회’ 미국을 다시 발견한 것이다. 인종과 세대를 초월한 미국의 모습을 새삼 보게 된 것이다. 대통령 후보 장기 레이스를 통해 미국 민주주의 진면목을 재발견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본 것이다.
케냐 출신 아버지는 두 살 때 백인 어머니와 헤어졌다. 홀어머니 아래서, 의붓아버지와 함께, 또 외가에서 어렵게 자란 흑인 소년이 오바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 불굴의 희망이 현실을 변화시켰다. 그러자 희망은 신념으로 바뀌었다. ‘희망의 대담성’이란 자서전을 통해 밝힌 그의 인생 여정이다.
이런 오바마의 삶은 아메리칸 드림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한 증거다. 이 점에서 오바마의 승리는 소수민족계 청소년들에게 무한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본선까지는 5개월이다. 그의 건투를 기원한다. 머지않아 ‘한국계 오바마’가 탄생할 날도 올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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