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뿔났다! 3일자 한국일보 기사는 이 제목이 어울릴 것 같았다.
‘미주 한인 주부들의 모임’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 우려를 담은 광고를 본국의 한 신문에 내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무차별 수입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응원한다는 기사였다. 기사에 의하면 이 모임은 미국산 쇠고기 불신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한인회장들이 재미동포들이 먹고 있는 쇠고기는 무조건 안전하다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음을 비판했다고 한다.
이곳 워싱턴에는 3개 지역 한인회와 이를 대표하는 회장들이 있다. 각기 나름대로 명분을 갖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고, 없어서는 안 되는 단체들이다.
그러나 이름은 한인회장이라고는 하지만 이중 동포들이 투표권을 행사하여 직접 뽑은 한인회장은 단 1명뿐이다. 그러나 전체 한인 20여만 명 중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약 3-4천 명 정도이니 투표를 통해 선출되었으나 워싱턴 모든 한인을 대변하는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이들 회장들이 미국산 쇠고기 이슈가 쟁점화 되기 시작할 무렵 기자회견에 나섰다.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니 안심하고 먹어도 되고 자신들도 몇 십 년 동안 먹었으니 유해하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쇠고기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기는 바라는 마음도 피력했다. 기자회견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좀 헷갈리지만, 우리도 먹고 있으니 너희도 먹어도 된다는 논리는 일방적이며 한국 내 국민들이 말하는 논쟁의 핵심을 빗나가는 것이었다. 한국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이유는 첫째 미국 내에서는 판매가 안 되는 30개월 이상의 소를 한국에 강매하는데 있고, 둘째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한국이 수입 중단 조치를 할 수 없는 검역주권 포기 때문이다.
이곳뿐만 아니라 미국 전 지역의 한인 회장들이 미국 쇠고기의 안정성을 언론을 통해 이야기 할 때 이곳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 반박하거나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없었다. 그러나 드디어 뿔난 엄마들이 뭉쳐서 많은 사람들의 작은 소리를 대신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일부 한인회장들이 한인들의 생각을 묻지도 않고 마치 한인 전체의 의견을 대변하는 듯 했기 때문에 모든 한인들의 생각이 본국 국민들에게 왜곡 전달될 가능성도 있었다. 알고 있는 지인이 한마디 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 취급당해도 할 말이 없는 것이 아니냐….” 그나마 한국 엄마들이 우리를 검은 머리 동포로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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