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다 본 상파울루 시내. 상파울루와 주변 위성도시들을 합해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격인 그랜드 상파울루라고 부른다.
대한항공 재취항… 상파울루를 가다
7년 만에 재취항한 대한항공 061편에서 내려다 본 브라질 상파울루는 엄청난 면적에서 브라질은 물론 남미 경제를 대표하는 상업도시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브라질은 룰라 다 실바 대통령 취임 이후 20여년간 천정부지로 치솟던 인플레 등 불안한 경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으면서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경제척도인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가 40년 만에 처음으로 7만을 돌파했고, 금리도 안정을 찾아 상파울루의 금융 중심지인 파울리스타 지역의 고층 건물들은 밤이 깊어도 대낮처럼 불을 밝히고 있다. 또한 풍부한 천연자원과 점차 국제시장에서 그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무기화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식량생산 또한 엄청나 잠재적인 강대국으로서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지구 북반구에 ‘중국’이 버티고 있다면, 남반구에는 이제 ‘브라질’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 상파울루-황성락 기자>
■상파울루는…
LA에서 상파울루까지는 6,153마일이다. LA에서 인천공항까지가 5,968마일이니 185마일이 더 멀다.
해발 800미터에 위치한 상파울로의 인구는 1,200만명이, 주변 위성도시 인구까지 합할 경우 3,500만명에 이른다. 기후는 LA와 정반대로 지금은 초겨울로 들어서고 있다. 시차는 상파울루가 LA보다 4시간이 더 빠르다.
상파울루에서는 브라질 전체에서 생산되는 설탕의 62%, 커피의 33%, 수출 과일의 50%를 생산하고 있으며 산업과 금융·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한인 비즈니스 중심 ‘봉헤찌로’
의류산업 중심
한인들 90% 장악
임대료 치솟아
이 같은 경제환경 변화는 현지 한인 경제에도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브라질 의류산업이 밀집된 봉헤찌로가 자리 잡고 있다. 봉헤찌로는 상파울루시의 한 행정구역으로 파울리스타 북쪽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데, 아이모리스 길과 푸로페솔 롬브르즈 길이 의류산업의 동맥이 되고 있다.
이 두 도로를 중심으로 주변 등에 형성된 수천 개의 의류업소 중 약 90%를 한인이 장악하고 있으며, 브라질 패션과 의류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의류업소만 대략 2,000여개, 여기에 원단 및 기타 관련 업종까지 더하면 그 수는 엄청나다.
특히 고급 의류를 생산하는 한인 업체들은 수시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을 직접 방문해, 패션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듬해 유행할 의류 디자인을 직접 만들어 제품을 생산한다.
나름대로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는 만큼 이 지역 업소들은 다른 업소들이 자신들의 디자인을 ‘꽈피아’(영어로 copy라는 의미)하는 것을 차단하는데 상당한 신경을 기울인다. 때문에 일반 관광객이 매장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조차 거부감을 보일 정도다.
하지만 봉헤찌로 의류업소들을 들여다보면 LA 자바시장과 유사한 것들이 쉽게 발견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 ‘권리금’ 지금도 자바시장 한인 업소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키머니’인 것처럼, 봉헤찌로 역시 권리금 때문에 한인업소들의 부담이 적지 않다. 특히 이 권리금은 계약 후 3년마다 건물주에게 지불하는 것이 관례화 돼 있어 사실상 엄청난 임대료를 지불하는 셈인데,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거의 대부분의 건물들이 자바와 마찬가지로 유대인 소유라는 사실이다.
“상권 확장일로 기회의 땅”
“상권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곳에서 장사하다 돈을 벌어 미국으로 갔던 사람들도 다시 돌아오고 있지요”
봉헤찌로 후아 조세 파울리노 길 상가에서 작은 의류 도매상을 운영하는 이스텔라 김씨는 “미국은 여러 가지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지만 이곳은 다르다”며 “결국 비즈니스로 이민생활의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고 지역 특성을 설명했다.
김씨는 “브라질의 고질적인 인플레가 잡히면서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봉헤찌로는 아이디어와 노력만 있으면 여전히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11세 때 이민 와 역시 6세 때 이민 온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는 김씨는 “3년마다 내야 하는 권리금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범죄”라며 “치안문제에 대해 아무리 얘기해도 개선되는 기미를 보이지 않아 한인 업주들의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도매상 운영
이스텔라 김씨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