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수(목사/NJ 크리스찬 문학교실)
최근 한국에서 촛불집회하는 사람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팻말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 내용은 너무 일방적이고 유치하다. 그 중에는 ‘값싸고 질 좋은 미친 쇠고기’라는 것도 있었다.나는 이 문제(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덮어놓고 어느 편을 들어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저렇게 온 나라가 들썩이는데는 나름대로 무슨 이유가 있는지, 그런 것은 잘 모른다. 다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우리들이 와서 살고있고 또 우리 후손들이 대대로 살아갈 이 나라(미국)는 병든 쇠고기나 팔아 국익을 챙기는 그 정도 수준의 나라는 아니라는 확신 뿐이다.다음은 한국의 어느 농촌 어린이가 지은 동시로 대한민국 국정교과서 국어 3학년용에 게재되어 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느릿느릿 먹는 소/비가 쏟아질 때도 느릿느릿 걷는 소/기쁜 일이 있어도 한참 있다 웃는 소/슬픈 일이 있어도 한참 있다 우는소’이 시(詩)의 마지막 행엔 ‘소에게 슬픈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산문(散文)이 첨부되어 있다. 이것은 분명 어른이 갖다 붙인 것이리라.도시의 아이들이건 농촌의 아이들이건 푸른 초원에 방목되는 소들의 모습을 보면 마음의 평온을 느끼게 된다. 적어도 우리 세대엔 그랬다.
소들의 큰 눈망울, 그 순한 몸짓은 인간과 자연, 자연과 모든 생물들이 공존해 살아가는 그윽한 평온의 정서를 우리에게 선물하곤 하였다. 그러나 지금의 아이들에겐 그런 정서 교류의 기회가 없다.
살아 움직이는 소는 그저 일등급, 이등급의 살코기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터이니까. 주변 사물과의 정서적 교류의 기회가 없이 자란 아이들이 사납고 무서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자, 이제 그만 하자. 제발 그만 하자. 소들에게 부끄러운 짓을 그만 하자. 그리고 국정교과서에 나와있는 그 동시 밑의 알량한 산문(散文)을 떼어내라.순한 동물에게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온갖 짓들을 하면서도 ‘소들에게 슬픈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어찌 순진한 동시 밑에 달아놓는단 말인가.
요근래 신문, 잡지, 방송, TV를 덮고있는 쇠고기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나는 소의 우람한 체구보다 더 큰 비애와 부끄러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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