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타이거가 그런 기회를 놓칠 것이라곤 기대도 않았다
클럽하우스에서 초조하게 타이거 우즈(미국)의 18번홀(파5) 플레이를 지켜보던 로코 메디에이트(미국)는 입맛을 다셨다.
제108회 US오픈골프 우승컵의 주인은 72홀 열전으로도 모자라 18홀 연장 승부로 가려지게 됐다.
US 오픈 마지막 날 경기 18번홀에서 동점버디를 기록하고 포효하는 타이거우즈(AP Photo/Lenny Ignelzi)
우즈는 16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골프장 남코스(파72.7천643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패색이 짙었지만 18번홀 버디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단독 선두로 4라운드에 나섰지만 1번홀(파4) 더블보기, 2번홀(파4) 보기에 발목을 잡힌 우즈는 17번홀까지 3타를 잃었고 앞서 경기를 끝낸 메디에이트에게 1타 뒤져 18번홀 버디가 꼭 필요했다.
티샷은 벙커에 빠졌고 두번째 샷은 페어웨이를 벗어나 러프에 떨어졌다. 그러나 먹이를 물면 놓지 않는 맹수 본능은 이변을 허용하지 않았다.
4.5m 내리막 훅라인 버디 찬스를 만든 우즈는 기어코 버디를 성공시켰다. 허공에 어퍼컷을 날리는 역동적인 버디 세리머니를 펼친 우즈는 본대로 들어갔다. 완벽한 퍼팅이었다고 말했다.
더블보기 1개와 보기 3개, 그리고 버디 3개를 묶어 2오버파 73타를 친 우즈와 이븐파 71타로 버틴 메디에이트는 4라운드 합계 1언더파 283타로 동타를 이뤄 17일 오전 4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18홀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의 연장전을 벌인다.
연장전은 우즈의 ‘불패신화’와 무심타를 앞세운 메디에이트의 최고령 우승 기록 도전이 맞붙는 양상.
지금까지 13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최종 라운드 역전패가 한번도 없었던 우즈는 특히 연장전 승률은 무려 90%에 이른다.
12년 동안 11차례 연장전을 겪은 우즈는 1998년 닛산오픈에서 빌리 메이페어에게 한번 졌을 뿐 10차례 연장전을 모조리 우승으로 장식했다.
45세6개월인 메디에이트는 1990년 헤일 어윈(미국)이 세운 대회 최고령 우승(45세15일)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투어 통산 6승을 올렸지만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는 메디에이트는 연장전을 두 번 치러 모두 승리했다.
US오픈이 연장 승부로 우승자를 가린 것은 2001년 이후 7년 만이다.
함께 경기를 치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18번홀에서 7m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1타가 모자라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븐파 71타를 친 로베르트 카를손(스웨덴)과 1타를 잃은 D.J 트라한(미국)이 공동 4위(2오버파 286타)에 올랐고 카를 페테르손(스웨덴)은 3언더파 68타를 때려 공동 6위(3오버파 287타)로 올라섰다.
필 미켈슨(미국)은 3타를 줄였지만 공동 18위(6오버파 290타)에 머물렀고 1오버파 72타를 친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은 공동 26위(7오버파 291타)로 대회를 마쳤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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