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극심한 불경기에도 호화로운 대저택을 짓기 위한 부유층들의 노력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주민들의 비난이 팽배해지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호화 주택 건설이 계속되고 있는 곳은 부유층들이 모여 사는 베벌리힐스와 벨-에어, 홈비힐스를 삼각형으로 잇는 구역으로, `백만장자들의 3각자리(platinum triagle)’라고 불릴 정도다.
이 지역에서 현재 연면적 2만 평방피트(약 562평) 이상의 규모로 건설중이거나 터파기가 진행되고 있는 주택은 줄잡아 20채 이상에 이르고 있는데, 베벌리힐스 선셋 가(街)에서 미술관 같은 대저택으로 지어지고 있는 집은 무려 3만2천평방피트(2천972㎡, 약 900평)나 된다.
사업가인 프레드릭 웨바 시니어 부부가 짓는 이 저택은 포르투갈에서 수입한 석회암으로 외벽을 장식하고 금으로 장식된 프랑스식 문고리가 달릴 예정이다.
이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벨-에어 지역에는 역시 사업가인 에리 크로가가 태평양을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언덕에 3만평방피트(약 843평) 규모의 주택을 건설하기 위해 허가를 신청해 놓았고 인근에는 2채의 궁전같은 주택을 건설하기 위한 터닦기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부동산 에이전트인 스티븐 샤피로는 누구나 4만 평방피트짜리 저택이 필요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결코 아니다. 이들 호화 주택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함께 하는 귀족과 봉건적인 지도자들을 위한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현재 LA카운티에서 기록상 가장 큰 집은 홈비힐스에 지어진 5만 평방피트 규모로, 방이 무려 123개나 되는 이 저택에는 인형 보관실과 볼링 레인, 선물포장방 등이 따로 있을 정도다.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저택들이 지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자들이 주택을 단순한 거주의 개념 보다는 리조트로 여기고 연회장, 미용실, 극장, 마사지룸 등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공간들을 계속 늘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게다가 부자들이 주위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으려 하는 이기심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더 큰 이기심으로 무장한 극한 부자들이 나오는 듯 하다고 샌타모니카 산악보호 단체의 조 에드미스턴 소장은 밝혔다.
LA시 의회는 지난달 신축 주택의 규모를 제한하는 법안을 마련했지만 이는 평지에 해당될 뿐이어서 전망좋은 언덕위로 올라가는 부자들을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 1961년의 대화재 이후 지어진 방 3~4개짜리 집에서 살고 있는 이웃 주민들은 대형 공사로 인한 산사태와 소음의 불편을 호소하면서 이웃과 담을 쌓는 부자들의 진입으로 위화감만 조성될 뿐이라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불평에도 부자나 건설업자들은 소방차 접근이 용이해지고 배수장치가 마련되는 등 더 안전한 지역으로 탈바꿈시켜준다며 으리으리한 집 짓기를 중단하지 않을 태세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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