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성
피부관리 국제면허 소지자
멜라닌 이야기(1)
몇 주에 걸쳐 꼭 필요하긴 하지만 조금 따분하기도 한 약품 목록에 관해서 길게 이야기 했으니 이번에는 옛날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몇 해 전인가 영국 BBC 방송과 내셔널 지오그래픽사가 함께 제작한 “몽골리언 루트”였던가 하는 다큐멘터리 필름을 본 적이 있다. 필름을 보기 전에는 인류학적으로 몽고족에 속하는 한국인들의 기원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하는 호기심에서 보기 시작했었는데 필름의 내용은 한마디로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어떻게 인류가 지구의 곳곳으로 퍼져 나갔는가에 대한 고찰이었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옛날 옛적에 우리 모두의 조상인 첫 인간은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잘 알고 있다시피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몹시 더운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인류의 조상은 주변의 환경에서 생존해 갈 수 있는 모양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었다.
넘쳐나는 태양광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을 거치며 피부를 검은색으로 진화시켰다고 한다.
검은색은 피부조직을 변형시키고 파괴하기도 하는 자외선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르며 인구가 늘어나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하게 됨에 따라 새로운 땅을 찾아 인간은 이동을 시작했다. 아프리카 전역에 퍼진 인간은 점점 북쪽으로 이동을 하여 유럽에 이르게 되었다.
유럽은, 그러나 아프리카와는 전혀 다른 환경의 땅이었다. 인구가 늘어나며 점점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일조량이 현저히 줄어들 뿐만 아니라 햇볕을 거의 쪼일 수 없는 기나긴 겨울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나치게 많은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이 피부에 자심한 피해를 입히기는 하나 인간 역시 식물과 마찬가지로 광합성을 해야만 생명이 유지된다. 골격을 튼튼하게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비타민D도 자외선B를 쪼여야 합성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니 이제까지 아프리카의 환경에 맞춰 진화시켜온 검은 피부는 이곳 북구에서는 생명유지에 지대한 장애가 된 것이다. 이리하여 인간은 또 다시 북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진화를 거듭하여 검은색을 퇴화시켜 백인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한다.
유럽 전역에 퍼진 인간은 이제 동쪽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동쪽으로 옮겨 가면서 일부는 동남쪽으로 퍼져 그 곳의 지리적 환경과 일조량에 맞게 동남아시아인의 피부색으로 변화되었고 계속 동쪽으로 직진한 사람들은 시베리아의 영향을 받는 혹독한 대륙성 기후를 이겨내지 않으면 도저히 생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긴 겨울과 엄청난 추위는 다시 한 번 인간을 대대적으로 진화시켰다. 흑인이나 백인들 같이 깊은 쌍꺼풀로 안구가 많이 노출되는 구조로는 추위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어렵고 높은 콧대 역시 동상에 걸리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콧날 옆, 눈이 시작하는 입구의 근육이 점점 눈을 덮어가며 지방층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것이 오늘날 보게 되는 동양인의 눈이다. 또한 콧대도 나지막해지면서 전체적으로 둥글면서 노출 면적이 적은 형태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다음에는 이 후에 이루어진 인간의 이동과 이 모든 진화를 가능하게 만든 멜라닌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알아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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