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에 가주 주지사가 예산삭감을 한다는 것과 그것이 나 같은 노인들에게 안 좋은 소식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노인들에게 꼭 필요한 메디칼 혜택이 줄어들고, 벌써 몇몇 병원에서는 메디칼 환자를 더 이상 안 받는다고 했다고 한다.
많은 한인 노인들이 웰페어와 메디칼에 의지해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메디칼 환자를 병원에서 받지 않는다면, 그리고 받아 주어도 몇 달을 기다려야 의사를 볼 수 있다면 앞으로 얼마나 어려움이 많겠는가.
나는 몸도 건강하고 생활에 그리 큰 어려움은 없다. 그런데 주변을 보면 정말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아이를 가졌는데 건강 보험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젊은 부부도 있고, 거동이 불편하거나 중병이 있어서 메디칼이 꼭 필요한 사람들도 있다. 모두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인데 그들에게서 메디칼이나 웰페어 혜택을 빼앗아 간다면 그것은 생존의 마지막 수단을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지난달 27일 이러한 예산 삭감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나는 한인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민족학교 산하 가주보건리더의 한 사람으로 참석하였다. 날씨가 덥고, 노인들에게는 힘든 걸음이었지만 많은 노인들이 참석하였다.
이 분들 모두가 예산 삭감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분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려운 처지의 다른 분들을 위해 시간을 내어 참석한 것이다. 예산 삭감의 영향을 직접 받지 않는 가정의 어린이들도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해 동참한 아름다운 시위였다.
하지만 우리 한인들 중에서는 그리 많은 숫자가 참여한 것 같지 않다.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외면하거나, 자신의 일인데도 불구하고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알지 못하고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다 해주겠지 하고 방관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도덕 교육을 잘 받은 아이들은 나중에 자라서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들었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나뿐 아니라 사회전체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이보다 더 큰 도덕 교육이 어디 있겠는가.
인간사회의 모든 것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서로 영향을 끼치며, 우리는 같은 공기를 마시며 같은 운명을 살고 있다. 나의 행동이 타인뿐 아니라 언젠가는 나에게 어떤 형태로든 돌아 온다는 것이다.
이번 캘리포니아 주정부 예산 삭감 뿐 아니라, 한인 커뮤니티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많은 분들의 참여와 지지가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 한인 커뮤니티가 하나로 뭉쳐서, 한 목소리를 내고, 정부에 우리의 힘을 보여 줌과 동시에 미국사회의 이민자들로서 모범을 보였으면 한다.
한인들이 자녀들의 미래와 행복이 걸린 중요한 사안들을 간과하지 말고, 책임감 있게 살피고,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이덕례
민족학교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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